적벽대전에서 대패한 조조의 수많은 군사들이 죽어서 한조가 되었다. 한조가 조조 앞에 나타나 원망하는 울음소리를 내는 대목이다. 이 녹음은 정광수가 젊어서 녹음한 것인 만큼 말년 녹음에 비해 우선 씩씩하게 들린다. 주목할 점은 동편제 적벽가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호령조 성음이 잘 구사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의 일제시대 때 음반으로 유일하게 확인된 것이 바로 이 음반에 복원된 적벽가 중 <새타령> 음반(Victor KJ-1351-A.B)이며, 정광수의 일제시대 때 녹음이 복원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녹음은 정광수의 초기 예술세계를 이해하는데 좋은 자료 구실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정광수의 <새타령> 녹음 후반부에 해당되는 Victor KJ-1351-B 원반이 훼손되어 복원되지 못했다.
원반 : Victor KJ-1351-A(KRE 542)
녹음 : 1939. 6. 23
(중몰이) 산천은 험준허고, 수목은 총잡헌디, 만학으 눈 쌓이고, 천봉으난 바람치니, 앵무, 원앙 끊쳤는디 새가 어이 울랴마는, 적벽의 객사 원귀 고향 이별이 몇 해련고, ‘귀촉도 귀촉도’ 불여귀라 슬피 우는 저 초혼조, 여산 군량이 쇠진을 하랴 촌려 노략이 한 때로구나, ‘솟탱 솟탱’ 저 흉년새. 백만 군사를 자랑터니 금일 패군이 어인 일일꼬. 자칭 영웅 간 데 없고, 백계도생으 꾀꼬로만 ‘꾀꼬리 수루루루루루’ 저 꾀꼬리. 초평대로를 마다허고 심산층림으불구야, ‘까옥 까옥’ 울고 가는 저 까마구 가련다 주린 장졸, 냉병인들 아니 들랴, 별에 좋다고 ‘뻐꾹 뻐뻑꾹’. 장요난 활만 들고 살이 없다 설워 마라, 살 간다 ‘수루루루루루루’ 저 호반새는 반공으 둥실 높이 떴다. 동남풍을 내 막아 주랴, 너울너울 저 바람막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