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보 매 맞으러 가는데

이화중선

원반제공: 이중훈
(아니리) 자 이 돈 가지고 괴(고)기사고 쌀 팔어, 고기를 써러넣고 육수를 누구륵하게 열한통만 끓리게, 우리가 여러달 굶주리다 한통식 들 먹겠나 넉동빼기 윷놀낼넘처럼 느려 뱅도라앉어 어른도 한통 아해도 한통, 한통식을 먹어노니 식곤쯩이 나서, 코 끝머리에서 쇠주 후국내리듯 주말국이 댕강 댕강 흘러 내리며 고자덕에 잠을 자는데, 그때에 홍보 마누라는 잠을 안이자고 흥보를 대향하여 여보 영감, 잘 먹으니 좋기는 하여만은 이 돈이 어데서 났소, 그 돈이 인매돈 일세. 우리 골 좌수가 병영 영문에 재?(잡혔)는데, 대신 매 맞기로 허고 가지고 온 돈이니 천기누설해야지, 만약 이런 말이 밖에 난다하면 제치있는 놈이 발등거리를 할 터이니, 부디 말 내지 마소. 흥보 마누라 이 말을 듣고 곰곰 생각을 허니, 중한 가장이 매품팔아 먹고 산다는 말이, 천지가 아득하고 어안이 벙벙허여,
(진양조) 듣다가 절칵, 꺼구러지며 아이고 영감, 불쌍한 영감 못가리다. 천불생무록지인이요 지불생(장)무명지초라. 하날(늘)이 ?M어져도 솟아날 구녕(멍)이 있는 법이니, 제발 덕분에 못가리다. 병영 영문 곤장 한 개를 맞고 보면 종신 골병이 든답디다.
영감, 제발 덕분가지마오. 불상한 우리 영감 가지를 마오. 아침 밥을, 지어 먹고, 병영길을 떠난 간다. 허유- 허유- 올나를 가며, 신세지탄 우난 말이 아이고 아이고 내신세야 어떤 사람 팔자좋아 고대 광실의 높은 집으, 보가사로 잘 사는디, 나는 무슨 팔자로써 이 지경이 모두 웬일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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