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올라나 비가 올라나 억수장마 질라나
만수산 검은 구름이 막 모여든다
서산에 지는 해는 지구 싶어지나
정 들이고 가시는 님은 가고 싶어 가나
아침 저녁에 돌아 가는 구름은 산 끝에서 자고
예와 흐르는 물은 돌부리에서 운다
일년일도에 감자 꽃은 삼재팔난을 적는데
대한의 청년남아는 만고풍상을 다 적네
산천에 올라서 임 생각을 하니
풀잎에 매디매디 찬 이슬이 맺혔네
정선 앞 조양 강물은 소리 없이 흐르고
님 향한 충절은 변함이 없네
봄철인지 갈철인지 나는 몰랐더니
뒷동산 행화 춘절이 날 알려주네
무릉도원 삼산호수에 도화는 만발했는데
짝을 잃은 외기러기 갈곳이 없구나
한치 뒷산의 곤드레 딱주기 임의 맛만 같다면
올 같은 흉년에도 봄 살아나지
네날 짚세기 육날 미투리 신들매 질끈 매구서
문경새재 넘어가니 눈물이 팽팽 도네
돌담 넘어 밭 한 뙈기를 건너가면 되련만
얼키고 설키었으니 수천리로구나
비봉산 한중 허리에 두견새가 울거든
정든님 영혼이 돌아온 줄 알아라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나를 넘겨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