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김란영

이몸이 죽어 한줌의 흙이 되어도
하늘이여 보살펴 주소서.
내 아이를 지켜 주소서.
세월은 흐르고 아이가 자라서
조국을 물어 오거든 강인한 꽃
밝고 맑은 무궁화를 보여주렴.
무궁화꽃이 피는건 이말을
전하려 핀단다.
참으면 이긴다. 목숨을 버리면 얻는다.
내일은 등불이 된다. 무궁화가 핀단다.

날지도 못하는 새야.
무엇을 보았니. 인간의 영화가 덧없다.
머물지 말고 날라라.
조국을 위해 목숨을 버리고
하늘에 산화한 저 넋이여.
몸은 비록 묻혔으나
나랄 위해 눈을 못 감고,
무궁화꽃으로 피었네.
이말을 전하려 피었네.
포기하면 안된다.
눈물없인 피지 않는다.
의지다 하면된다. 나의 뒤를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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