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가 (경기 12 잡가) - 이금미
만첩산중 늙은 범 살찐 암캐를 물어다 놓고
에 어르고 노닌다
광풍의 낙엽처럼 벽허 둥둥 떠나간다
일락서산 해는 뚝 떨어져 월출동령에 달이 솟네
만리장천에 울고 가는 저 기러기
제비를 후리러 나간다 제비를 후리러 나간다
복희씨 맺은 그물을 두루쳐 메고서 나간다
망당산으로 나간다 우이여-- 어허어 어이고 저 제비
네 어디로 달아나노백운을 박차며 흑운을 무릅쓰고
반공중에 높이 떠 우이여-- 어허어 어이고
달아를 나느냐 내 집으로 훨훨 다 오너라
양류상에 앉은 꾀꼬리 제비만 여겨 후린다
아하아 이에에헤 에헤에에에 에헤야
네 어디로 행하느냐 공산야월 달 밝은데
슬픈소리 두견성 슬픈소리 두견제 월도천심
야삼경에 그 어느 낭군이 날 찾아오리
울림비조 뭇새들은 농춘화답에
짝을 지어 쌍거쌍래 날아든다
말 잘하는 앵무새 춤 잘 추는 학 두루미
문채 좋은 공작 공기 적다 공기 뚜루 루루룩
숙궁 접동 스르라니 호반새 날아든다
기러기 훨훨 방울새 떨렁 다 날아들고
제비만 다 어디로 달어나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