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또 스쳐 가
반쯤 남은 담벼락 뒤로
시멘트 먼지 바람에 비릿한
향기만큼 또렷한 습관들이 또 말을 건다
처음 만난 그때부터 제자리만 돌아
수줍었던 니 모습이 내 눈앞에 맴돌아
어제 같던 그때가 영원한 내 기억
니 미소가 떠올라서 밤에 잠도 안 와
아련한 조각들에게 찔려버린 심장
제자리만 계속 돌고 도는 매일 밤 난
어디로 가야 될지 몰라 계속 헤매
니가 떠난 지금 나는 아무것도 못해
버려지지 않고 내가 버릴 수도 없는 기억
아주
오래된 빈자리 어딘가에
이제 녹이 슬어 버린 그리움으로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걸음이 날 재촉할 때
내 차가운 피부가 말해
저 달빛이 나를 닮았네
하루가 또 스쳐 가
반쯤 남은 담벼락 뒤로
시멘트 먼지 바람에 비릿한
향기만큼 또렷한
습관들이 또 말을 건다
바위보다 단단한 내 가슴 에 꽃피운
너란 온기는 항상 나를 감싸주던 햇빛
니가 떠난 도시는 이미 먼지뿐인 잿빛
죽어가는 불빛만이 가득해 날 다시
안아줘 돌아와서 미소를 더 지어줘
낡은 의자 위에 외투를 벗어놓고 늘 그렇듯
날 보며 하루 일과를 말해줘
처음 봤던 겨울 그때 모습 그대로 다시 와 줘 내게로
버려지지 않고 내가 버릴 수도 없는 기억
아주 오래된 빈자리 어딘가에
이제 녹이 슬어 버린 그리움으로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걸음이 날 재촉할 때
내 차가운 피부가 말해
저 달빛이 나를 닮았네
버려지지 않고 내가 버릴 수도 없는 기억
아주 오래된 빈자리 녹이 슬어 버린 그리움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걸음이 더 느려질 때
그 차가운 포근함으로
저 달빛이 나를 담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