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불인데 빨간 불인데
왜 너만 혼자 걸어가는데
빨간 불인데 빨간 불인데
내 맘은 아직 빨간 불인데
위험하잖아 그렇게 빨리 걸으면
이제 내가 지켜줄 수 없잖아
횡단보도가 왜 이렇게 짧은건지
사람들 속에 니 모습이 가려져
내 눈속에 흩어져
빨간 불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던 우리였는데
파란 불이 켜지기도 전에
내게로 달려온 너였는데
위험하다고 내 품에 안긴 널 보며
다그치듯 얘기를 할 때마다
횡단보도가 왜 이렇게 기냐며
나와 마주보는 이 길이 길어서
너무나 길어서
빨간 불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던 우리였는데
파란 불이 켜지기도 전에
내게로 달려온 너였는데
거리를 걷는 이 순간에도
횡단보도를 볼 때마다
자꾸만 흘겨 생각이 나서
내 마음이 멈추라고 하잖아
내 마음이 기다리라 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