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월 이십오일의 고백(망치님 청곡입니다)

정승환

입김처럼 하얀 목소리
닿을 듯하다 사라지고
못내 아쉬운 마음처럼
천천히 걷는 두 사람

넌 기다려 왔다가도
움츠러들게 되는 겨울 같아

걸음을 서둘러
이 신호에 건너게 된다면,
서둘러 도착한 버스에
우리 나란히 앉아 간다면,
십이월 이십오일의 고백을
서둘러 오늘 할 텐데

시큰, 하고 시리다가도 포근한
이 겨울이
내겐 너 같아

걸음을 서둘러 이 신호에
건너게 된다면,
서둘러 도착한 버스에
우리 나란히 앉아 간다면,
십이월 이십오일의 용기를
서둘러 내어볼 텐데

눈이 내리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다운 순간이야
다를 거 없는 보통의 하루라
더 기억해두고 싶은 밤이야

서둘러 이 어두운 골목을 지나면,
어느새 도착한 너의 집 앞 가로등이
우릴 비추면,
십이월 이십오일의 진심을
지금 너에게 말할게.
나의 겨울아, 내 모든 계절이 되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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