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숫자로 치면
기억나지 않을 시간이 됐어
사람들은 이렇게 다 잊는거래
나는 현실감각이 없나봐
가끔은 소식 궁금해
결혼한지도 벌써 오래됐다며
알아 이젠 소용 없단걸
하지만 내겐 고마웠단걸
가끔은 말도 안될 상상을 해
네 아이와 손잡고 걷는 널
우연히 보면
잘 지냈니
참 좋아 보인다
말하는 상상을 해보곤 해
이 넓은 서울 한복판
한번쯤 마주칠 일 왜 없었을까
좋아하는 것도 비슷한데
넌 취미를 바꾼 모양이다
때로는 지하철에서 발을 멈춰
우리가 즐겨 탄 그 끝칸이 다가오면
문을 열고 그 때로 돌아가
너와 만났던 시절을 그리워하고
영화처럼
우연히 만나면
준비했던 말 멋지게 할 수 있을까
잘 지낸다고
참 고마웠다고
너도 행복하길 바란다고
가끔은 헛된 상상해
너와 마주치는 그 멋진 상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