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책
끝을 알지 못하고 겁 없이 읽었어
한 장 한 장 스며온 너를 알아갔어
네 미소를 보았던 특별했던 그 페이지
꽃 갈피로 덜어내 이맘에 담았어
마음이 커질수록 나는 작아졌어
너를 담기엔 내 모든 게 너무 초라해서
멋대로 읽어내고 사랑했던 내가 받는 벌일까
달게 참아내야 했어
더 많이 사랑했던 난 힘이 없었어
네 날카로운 말끝에 맘이 베어졌어
상처들은 나아질 겨를 없이 덧이 나
그래도 끝을 내지 못했던 내 탓이야
마음을 비울수록 너로 채워졌어
휑한 기분을 느낄 수도 없이 가련하게
너여야 했었나 봐 결국에는 다시 너여야 했어
이렇게나 두려운 게 사랑은 아닐 텐데
마르지 않는 눈물 자꾸 차오르는 못된 마음들
그만 덮어두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