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햇살 푸르른 수풀 돌보지 않는
침묵의 땅 긴 긴 철조망 살벌한 총구
저 갈 수 없는 금단의 땅 바람에 눕는
억새 위 팔랑거리는 흰나비 저 수풀
너머 가려네 저 산도 넘어 가려네 기름진
땅, 무성한 잡초 흐드러진 꽃밭에서
쉴래 소나무 그루터기 무너진 참호
녹슨 철모 위에서 쉴래 졸졸 시냇물
건너며 팔랑거리는 흰나비 저 강도
넘어가려네 저 언덕 너머 음. 해
기울어 새들 날고 서편 하늘 노을이
지면 산봉우리 스피커, 초소 위의
망원경 날개짓도 조심조심 외딴 아기
새 둥지 위 팔랑거리는 흰나비 어두워
지기 전 가려네 저 너머로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