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려
지금 내가 너의 곁으로
뛰어가고 있어
얼음처럼 차가운 바람
얼굴을 때리지만
머리 위엔 작은 별들이
함께 흘러가는 어느 겨울 밤
드문드문 움츠린 사람들
저 모퉁이 돌아서면
네가 보일 텐데
잠깐 숨을 돌려야지
첫인사부터
더듬거릴 순 없으니까
앞에 가는 사람
모두 길을 비켜라
하얀 입김 토해 내며
나 지금 달려간다
귓가를 스쳐 가는 바람소리가
조금씩 커져갈수록 다가오는
저기 너의 거리
한 걸음 또 한 걸음
너 있는 곳에 가까워질수록
이상하지
가빠진 숨이 조금씩 편해지고
저 모퉁이 돌아서면
내가 보일 텐데
이제 정신 차려야지
너의 앞에서
덤덤한 듯 웃을 수 있게
앞에 가는 사람
모두 길을 비켜라
하얀 입김 토해 내며
나 지금 달려간다
귓가를 스쳐가는 바람소리가
조금씩 커져갈수록 다가오는
저기 너의 거리
길을 막는 사람
모두 어서 비켜라
어느새 내게 낯익은 이 거리는
바로 너의 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