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길엔 내가 있고
나는 너를 남긴 채 걸음을 뗀다
희미한 그 가로등
가늘던 그 빗줄기
너는 뒤를 돌아보지 않을 듯하다
젖은 거리에 내 눈물을 더해서
네게 들리지 않을 노래를 부른다
한 걸음마다 지난날들이
사라져간다
멀어지는 네 뒷모습
나는 다만 고개를 떨군다
네 곁엔 내가 있고
오늘 바른 네 손톱 색깔보다도
의미 없대도 나에겐 전부였다
너의 걸음 걸음에 내가 밟힌다
젖은 거리는 내 걸음을 붙잡고
오늘 나의 하루를 끝낼 줄 모른다
잘가란 말을 하지 못하고
내 남아있는 마지막 힘을 다해서
나는 그저 웃음을 짓는다
네 곁엔 내가 있고
오늘 바른 네 손톱 색깔보다도
의미없대도 나에겐 전부였다
너의 걸음 걸음에 내가 밟힌다
나의 젖은 두 눈에 네가 고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