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부는 곳으로
시작된 것들이 끝나는 곳으로
태양이 지는 곳으로
헤어진 것들이 만나는 곳으로
난 떠날게
단풍잎 조그만 손을 흔들고
벼들은 돌아서 고개숙이네
잠자리떼 놀라 주윌 맴돌고
풀벌레 하나둘 훌쩍거리네
난 이제 떠날게
추운 겨울 오기 전에 도망갈게
무겁게 매달렸던 손 놓을게
새로운 봄이 돋아나게 비킬게
안녕 우리 이제 안녕
시간이 가는 곳으로
지나간 것들이 머무는 곳으로
추억이 사는 곳으로
좋았던 것들만 남겨진 곳으로
난 떠날게
은행잎 조그만 얼굴 가리고
억새풀 돌아서 어깨를 떠네
코스모스 놀라 휘청거리고
별들은 하나둘 울먹거리네
난 이제 떠날게
추운 겨울 오기 전에 도망갈게
무겁게 매달렸던 손 놓을게
새로운 봄이 돋아나게 비킬게
난 이제 떠날게
추운 겨울 오기 전에 도망갈게
무겁게 매달렸던 손 놓을게
새로운 봄이 돋아나게 비킬게
그래도 이렇게
너의 낙엽이 될 수 있어 행복해
너의 빛깔로 물든 내맘 간직해
우리의 찬란했던 봄을 기억해
안녕 우리 이제 안녕
우리 이제 안녕
우리 이제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