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너벨 리 (시인: 포우)

배한성

♣ 애너벨 리 ~^*

-포우  詩

이제는 오래고 오랜 옛날 일이었지요,
바닷가 한 왕국에
에너벨 리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한 아가씨는 나를 사랑하고 내게 사랑받는 일 외엔
아무 다른 생각 없이 살았습니다.

나도 아이였고, 그녀 또한 아이였습니다.
바닷가 왕국에서,
그러나 우리는 사랑 이상의 사랑으로 사랑했습니다-
나와 나의 애너벨 리는-
하늘을 나는 치천사(熾天使)도 그녀와 나를
부러워했던 사랑으로 말입니다.

그 때문이었습니다, 오래 전에
바닷가 이 왕국에서,
구름으로부터 바람이 불어
내 아름다운 애너벨 리를 싸늘히 얼게 한 것은,
그래서 그녀의 지체 높은 친척이 와서
그녀를 내 곁에서 데려가
바닷가 이 왕국에 있는
무덤에 가뒀던 것입니다.

천사들 천당에서 우리보다 결코 행복하지 못해
늘 그녀와 나를 시기했습니다-
그렇지요 !-바로 그 때문이었습니다.
(누구나 알듯, 바닷가 왕국에서)
밤에 구름에서 바람이 불러와
나의 애너벨 리를 싸늘히 죽인 것은.

그러나 우리의 사랑. 그것은 훨씬 더 강했었지요.
우리보다 나이 많은 이들의 사랑 보다도-
우리보다 휠씬 지혜로운 많은 이들의 사랑보다도-
위로는 천당의 천사들도
밑으로는 바다 밑의 악마들까지도
내 영혼을 아름다운 애나벨 리의 영혼으로부터
떼어 놓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달빛 흐를 때 언제나 내 꿈속엔
아름다운 애너벨 리의 모습이 나타나고
별들이 떠오르면 언제나 나는
애너벨 리의 찬란한 눈빛을 느낍니다.
그래서 밤새 나는 누워 있는 것이지요.
내 사랑. 아- 내 사랑. 내 생명. 내 신부 곁에.
바닷가 그 곳. 그녀의 무덤에서
철썩이는 바닷가 그녀의 무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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