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애리 단가 - 사철가(四節歌)

박애리

때마참 봄이로다
나비 날고 꽃이 피니
만산에 봄이 들어
푸른 단장 새가 울어
가득한 춘수로다 산양자치 나는 소리
봄 소식을 거래허고
구월 구일 갔던 제비 삼월 삼짓 돌아오니
중천에 엇난 종달새는 노고지리 찬 사슬로
청춘 오기를 돋우아 낸다
청춘하는 동류들아
봄 간다 한치 말고 사월 팔일 애끼워라
봄도 이미 갔거니와 녹음인들 아니 가랴.

운산은 중중첩첩 천태만상 벌여있고
평야의 푸른 잎은 격양가로 춤 추난디
만학의 만수심은 여름이 점점 깊어
두견 접동 자개성은 가을 맞어 슬피 우니
중천의 기러기는 가을 소식을 전하노라
북방으로 울고 가니 소소추풍이 그 아닌가
푸른 강산 어데 가고 산천만 붉었으니
황국단풍 푸른 누각 꿈결같이 지내간다
북풍이 단을 열어 광풍은 우루루루 백설이 분분이라

화초목실 바이없어 앵무 원앙 끊쳤난디
산천이 그리워 아무리 슬피 운들 무정세월 양유팔월
어느 누가 막을 손가
세월아 가지를 마라
아까운 청춘이 다 늙는다
청춘을 허송말고
우리도 가는 광음같이 쉬지말고 일을 허여
부귀공명에 힘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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