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통신

남백송

여보세요 미스김 안녕하세요?
여기는 청파동, 청년 박이요
지나간 일요일은 약속한대로
하루종일 극장앞에 비를 맞으며
기다리게 하였으니 고맙습니다.

여보세요, 박선생 오해마세요,
남의 속 모르는 무정한 말씀
지나간 일요일은 감기몸살에
하루종일 빈방에서 쓸쓸히 홀로
여자마음 몰라주니 야속합니다.

여보세요, 미스김, 정말미안해,
아니요, 박선생 천만의 말씀
닥쳐올 일요일은 단둘이 만나,
아베크는 대천바다, 인천 월미도
젊은날의 전화통신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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