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르게 여행이나 떠날까.
오늘 같은 봄날엔, 하루 쯤은 괜찮아.
출근길을 박차고 대뜸 차를 돌려도.
구겨진 가방에 먹을 걸 채우고,
우리 끌리는대로, 어디든 떠나볼래?
들뜬 우릴 태우고, 봄바람 따라 떠나네.
햇살이 훔쳐준 네 마음이 좋아.
바람이 실어준 네 웃음이 좋아
모른 척 말해볼까, 살짝 기대볼까.
첫사랑처럼 따듯한 네가 참 좋아.
전화벨 소리는 그냥 못 들은 척.
아무 비행기 타고 어디든 날아갈래?
낡은 여권을 들고 봄바람 따라 떠나네.
노을이 내린 나룻배 위에
나의 노랠 띄우고,
밤하늘 아래 우릴 비추는
반딧불따라 떠나네.
달님이 훔쳐준 네 입술이 좋아.
봄비가 실어준 네 숨결이 좋아.
그냥 꼭 안아줄까, 살짝 입맞출까.
나 오늘 따라 두근두근.
물가의 풀잎들이 노래하는 밤.
라디오 멜로디에 곤히 잠든 밤.
내일은 너의 곁에 아침 눈을 뜨겠지.
눈이 부시게 사랑한단 너의 인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