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먹을라면
라면만 먹을라면
지금 네 앞에 있는
나를 그만 애태워도 돼
우리 지금 열두시
홍대 앞 골목길
구수한 농담에
갑자기 허기가 몰려와
우리 사정 그리
넉넉지는 않잖아
내가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요리를 보여 줄게
라면 먹자는 말이 그리
나쁜건 아니잖아
시간도 너무 늦었고
갈 만한 밥집도 없어
오빠 내가 오빠네 집에 어떻게 가
라고 말하는 너에게
걱정 말고 와 그냥
라면만 끓여줄테니
라면 먹을라면 라면만 먹을라면
지금 네 앞에 있는
나를 그만 애태워도 돼
라면 먹을라면 기분 좋을라면
한 걸음만 내 마음 속에
가만히 들어와줄래
얼큰한 국물에 달아오른 네 얼굴
보고 있는 내 심장소리
터질 듯 커져와
매끈한 면발이 한 가닥 두 가닥
넘어갈수록
너도 내게 넘어와 주길
라면 먹을라면 라면만 먹을라면
지금 네 앞에 있는
나를 그만 애태워도 돼
라면 먹을라면 기분 좋을라면
한 걸음만 내 마음 속에
가만히 들어와줄래
너도 내 맘과 다르진 않겠지
이제는 더 이상
숨기지 않을래
늘 나와 함께 있어줘
라면 먹을라면 라면만 먹을라면
지금 네 앞에 있는
나를 그만 애태워도 돼
라면 먹을라면 기분 좋을라면
한 걸음만 내 마음 속에
가만히 들어와줄래
라면 먹을라면 여기 있는 라면
너도 먹을라면 나도 먹을라면
너와 함께하면 우리 함께라면
같이 있을라면
라면 먹을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