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네 살 되던 해에
우리 어머닐 낳으신 나의 할머니는
갓난 엄마를 안고
아이고 야야
내가 니가 시집가는거나
보고 가겠나 하셨다는데
어제는 내 두 손을 잡으시면서
이제는 니가 이래 많이 컸는데
내가 언제까지 살라 카는지
하시네요
내 잡은 손을 놓지도 못하면서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쉽게 잊혀지나요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쉽게 없던 일이 되나요
수많은 세월이
더 많은 시간으로 덮혀도
변하지 않는 것들
잊혀지지 않는다는 건
가만히 있으면은 시간이 참 안가
이제는 내가 뭐 잘 할 것도 없고
이제 니를 몇번이나 더 보겠노
하시네요
난 다시 일을 하러 가야 하는데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쉽게 잊혀지나요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쉽게 없던 일이 되나요
수많은 세월이
더 많은 시간으로 덮혀도
변하지 않는 것들
잊혀지지 않는다는 건
인생의 바쁜 시간이 지나간 뒤에
남은 기억은 더 선명해진다는데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쉽게 잊혀지나요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쉽게 없던 일이 되나요
수많은 세월이
더 많은 시간으로 덮혀도
변하지 않는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