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책상 서랍에
숨겨져 있던 열두살 내 모습
조금은 변한 거라 생각했는데
웃는 얼굴을 그대로
키 작던 내 친구는
한 표 차이 만년 부반장
말썽쟁이 내 친구는
맨날 복도 청소 당번
울보였던 내 친구는
쮸쮸바 하나면 눈물 뚝
지금은 뭘 할까
숨바꼭질을 할까 땅따먹기를 할까
데구르르 굴러가는
낙엽에도 꺄르르 웃던
친구야 보고 싶다
덜렁이 내 친구는
맨날 실내화 짝짝이
엄살쟁이 내 친구는
짝꿍 컨닝 쟁이
먹보였던 내 친구는
쉬는시간 매점 지킴이
지금은 뭘 할까
술래잡기를 할까
목마타기를 할까
전봇대 옆 담벼락 길
낙서에도 꺄르르 웃던
친구야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