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집에 온 건지 기억은 가물거려도
내 방 천정에 더러운 벽지가
반가워 한숨 놓는다
깨질 듯이 아픈 머리가 괜히 억울해서
애꿎게 찬 물에 머리를 감고
거울 속 내게 나직이 말한다
제발 이제 그만하자고 부끄럽지 않냐고
유난히 찌푸린 내 모습 오늘따라
더 보기 싫어서
눈을 감는다
나 어디까지 가라앉아야
다시 헤엄칠 힘이 생길까
어쩐지 이런 생활이 오히려 익숙해질까봐
그늘진 얼굴이 오히려 어울릴까봐
그런게 새삼 두렵다
이게 몇 번 째인지 몰라
이렇게 이런 날들이
이렇게 가끔씩 이렇게 당연하다듯
이렇게 여전히 되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