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떨궈 날 바라본다
닳고 닳은 신발처럼 몸부림 친 나를
고개를 들고 하늘을 본다
묵묵히 흐르는 저 시간에 난 외친다
어디로 그 어디로 어디를 향해 가는지
누구를 위해서
손 닿을 길 없는 곳 무성한 들판에서
낯설은 바람 끝에서 오늘의 나를 마주한다
그을린 바다와 검붉은 하늘이
늘 얼룩진 나의 꿈을 위로하며 묻는다
어디로 그 어디로 어디를 향해 가는지
무엇을 위해 가는지
아무도 그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아도
대답해 주지 않아도
발길이 멈춘 스산한 언덕
노을을 지고 걸으며 또 다른 나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