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갔네

고래야, 하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살아온 내가
밤 사이 내린 빗줄기에
그만 넘어갔네
고민이 많은 것처럼
불러 냈지만
자리에 앉기도 전에
이미 답은 났네
떨어지는 빗방울
사이로 쏟아지던
난처한 질문은
용캐 넘어갔지만
뜨거운 한 모금이
목구멍을 넘어갈 때
나의 마음도 그리로 슬쩍 넘어갔네
한 쪽 어깨가 적잖이
젖어갔지만
마주 앉은 그 사람
그냥 웃네
하고 싶던 말이
산더미 같았지만
오늘은 그냥
일단은 넘어갔네
떨어지는 빗방울
사이로 쏟아지던
난처한 질문은
용캐 넘어갔지만
뜨거운 한 모금이
목구멍을 넘어갈 때
나의 마음도 그리로 슬쩍 넘어갔네
떨어지는 빗방울
사이로 쏟아지던
난처한 질문은
용캐 넘어갔지만
뜨거운 한 모금이
목구멍을 넘어갈 때
나의 마음도 그리로 슬쩍 넘어갔네
넘어갔네
넘어갔네 넘어갔네
넘어갔네
넘어갔네 넘어갔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살아온 내가
밤 사이 내린 빗줄기에
그만 넘어갔네
괴로운 듯이 눈썹을
찡그렸지만
비가 그치기 전에
이미 답은 났네
나는 그 사람이 좋네
홀딱 넘어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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