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인지 유난히 한가하던
저녁에 왠지 책장 속 눈에 띄는
비키니를 입은
누나의 사진 속 손짓에
나도 모르게 그만
끌려들어가고 있네
선데이 서울에는 몰랐던 세상과
넘쳐나는 자극적인 일들로
가득하네
세상이란 이런 걸까
내게 대답해줘요
난 잘 모르겠어요
형네들은 잡지로
세상을 배웠나 봐 나는
클릭 한 번으로 충분해
이쁜 누나 정보 따위는
이미 다 있는걸
까마귀 폴더 안에
차곡차곡 쌓여 있지
선데이 서울에는 몰랐던
세상과 넘쳐나는
자극적인 일들로 가득하네
세상이란 이런 걸까
내게 대답해줘요
난 잘 모르겠어요
이제 어른이 돼 세상을 알아도
철이 없고 멋모르던
그때가 그리운지
잡지나 뒤적이면서
뒹굴던 그때가
난 오히려 좋았다고
오히려 좋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