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둑한 거리 젖은 바람
비어버린 내 가슴 속에
서늘하게 파고드네
취하고 싶어서 익숙한 곳으로
숨어들어
구석진 그 자리로
몸 구기고 앉는다
잠시라도 널 잊고 싶은 거야
날 놓지 않는 기억 술잔에
털 수 있을런지
눈물인지 술인지
뜨거운 뭔가를 삼킨다
늘어난 술잔 더해가는 저 음악소리
하지만 늦었어
어차피 틀렸는걸
시간이 갈수록 자욱해진 얼굴
이명처럼 귓가에 네 목소리
뚜렷하게 들려와
잠시라도 너를 잊고만 싶은 거야
날 놓지 않는 기억
술잔에 털 수 있을런지
눈물이 한숨이 쓰디쓰다
내 목을 타고 흘러
어느새 너는
내 앞에 앉아 예전처럼
말없이 바라본다 희미하게 웃는다
깨지 않을래 간절한 마음에
또다시 난 술잔을 채운다
가슴을 축인다
잊으려 했지만 싫었나봐
아닌 척 했지만 너를
새벽은 점점 더 깊어지고
너에게 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