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계절

윤덕원 (브로콜리너마저)

하루가 다르게
차가워지는데
꿈같던 여름날은 지나고
마지막까지
다정했던 그대는
이젠 멀어져가네
옷깃을 여미며
혼자서 걷는 길
오늘도 햇살은
빛나지만
굳이 끝까지
친절했던 까닭에
설마 했던 마음은
다시 또 제자리에
세상모르고
혼자 봄이었네
나만 모르는
계절을 살았었네
햇살이 따듯해도
속지마라
그늘에서면
서늘해지는 계절
웃으며 말하는
모습이 낯설어
하늘을 보며 어느새
높아 허전한 사람
세상모르고
혼자 봄이었네
나만 모르는
계절을 살았었네
햇살이 따듯해도
속지마라
그늘에서면
서늘해지는 계절
웃으며 말하는
모습이 낯설어
하늘을 보며 어느새
높아 허전한 사람
나의 계절이
봄을 지날 때
당신의 계절은
겨울쯤이었나
차갑게 말라버린
그 겨울 내내
끝없는 비가 내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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