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쯤 잠깬 몽롱한 정신으로
꺼내드는 두꺼운 스프링노트
머리에서 이미 흐트러지는
꿈을 겨우 이어붙여
이게 무슨 의미인지는
전혀 신경쓰지 않아
꿈 속의 나도 지금의
나를 신경쓰지 않듯이
다만 여기 존재하는 나 말고도
내가 또 있어
평소의 나에겐 절대로 안보이던
매력도 있어
비록 알아들을 수 있는
기록 아닐지라도
이걸 지속하는 이유
의식하고 있는 여기
나의 모습 밖에
내가 살고 있는 탓인가 봐
the pieces of me
the pieces of me
the pieces of me
막 말을 자꾸 내뱉다보면
진짜 나는 얼마나 가벼운
인간이었는지가 다 보여
그걸 의식하는 순간 입이 잘 꼬여
그때부터 한마디도 없는 인간
온도차가 심한 인간
일관성이 없는 인간
아무 의식하지 못 하는 시간
아빠의 말투를 닮아가
아마 내 무의식에 꽉 박아져있는
그 첫 기억 속 아빠가
그 첫 기억 속의 아빠가
30대였고 난 그 세월을
맛있게 먹어왔으니
씻어 부정하려해도 이미
뼈안에 깊이 잠식 되었구나 damm
난 계속 파고들 생각에 노트에
눈 앞이 아닌 의식 아래 깔린
세상을 자꾸만 노크해
밤이 깊어 나의 몸은 떠있고
달이 물을 길어 올릴 때
이 몸은 잠시 빌릴 뿐이야
저 밑에서 대신 내가 호흡해 yeah
그냥 술주정이라 생각해
개똥철학이니까
허무 맹랑해 보여도
들어봐 내 무의식
그 음습한 구석 안에
가득차있는 나약함에
적당히 끼워맞추기 역겨우면
그냥 술주정이라 생각해
개똥철학이니까
허무 맹랑해 보여도
들어봐 내 무의식
그 음습한 구석 안에
가득차있는 나약함에
적당히 끼워맞추기 역겨우면
야트막한 언덕 숲에 덮힌
공원집에 들어가는 길
어두워 안보이지
무대가 꺼지면 도망치듯
애써 연락하다 믿고 싶어도
무엇도 제자리가 없는 이 곳이
내 손으로 발라놓은
이젠 다 벗겨진 화장실 페인트칠
둘러봐 이 공원집에 쌓인
10년의 기억
여기 모든 방이
기어이 창고가 되고
벽이 더 기울어져 버린 걸 느껴
뭔가 잘 되는 걸 말쑥한 걸
망가트리고 싶은 충동
막 욕이 나오려고 하면
좀 막아줘 내 입 막아줘
내 방은 입구가 좁지만
천장이 너무 높아
이 방을 벗어난다면
나에게 조금은 너그러울까
이 벽을 부시듯 소리쳐도
똑같이 더부룩한
뱃 속 긴장감들은 왜 자꾸
옆에서 저렇게 떠들을까
나의 핏줄 속을 돌아다닌
보고 배운 모든 것들과
나의 작은 몸을 채운 유산들이
흘러가는 모습 봐
고개 돌아가는 쪽
언제나 날 노려보는
짐승들이 날 물고가지 않도록
어둠에 익숙해져
어둠에 익숙해져
알고 있어도 전부 아리송하지
알고 있어도 전부 아리송하지
알고 있어도 전부 아리송하지
알고 있어도 전부 아리송하지
알고 있어도 전부 아리송하지
알고 있어도 전부 아리송하지
알고 있어도 전부 아리송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