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버스 창가에
기대고만 싶을 때
지친 마음이
너무도 익숙할 때
문 앞에 놓인 신발은
모두 내 것이라 외롭고
그게 견딜 수가 없을 때
너를 생각해
수없이 지나던
내 방 문턱에
발 걸려 주져 앉아
소리 내지 못하고
아파도 말할 이 없을 때
너를 생각해
때를 놓치고
늦은밤 저녁 식탁에
앉았을 때
배는 고프고
혼자 먹기 싫을 때
하루 다 가고 새벽은 오고
아무도 오지 않고
잠도 오지 않을 때
너를 생각해
살짝 열린 창문 너머로
달이 떠 차오르고
혼자란 맘이 끝내
날 일으켜 앉힐 때
스미는 차가운 바람에
아침이 묻어나고
애써 참아왔던 감정이
이런 날 덮칠 때
너를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