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쯤 바다
저 멀리 곰들은
겨울잠에
빠져버린다 하는데
눈보라 불어도
아무 걱정도 없이
눈을 감은 채
미소를 지으며
나도 그렇게
될 순 없을까
매일 아침이면
다가오는 세상
잠시 머리맡에
내려두고서
우 얼마나 좋을까
시린 바람이 다 지나면
달콤한 향기가 불어와
세상 모든 게 달라져
눈부시게 반짝일 테니까
내게도 겨울잠이 필요해
아무도 모르게
잠이 들고 나면
아름다운 봄날의
꿈을 꾸고 싶어
우우
이맘때쯤 저 멀리
숲 속 다람쥐는
이미 깊이 잠에
들어있을 거야
얼어붙은 땅에
흰 눈이 내려도
몸을 웅크린 채
흐뭇한 표정으로
나도 그렇게
될 순 없을까
아직 낫지 않은
지겨운 감기가
나을 때까지
쉴 수 있다면
우 얼마나 좋을까
시린 바람이 다 지나면
메마른 거리에도 반가운
빗물이 고이 내려와
포근히 감싸줄 테니까
내게도 겨울잠이 필요해
아무도 모르게
잠이 들고 나면
아름다운 봄날의
꿈을 꾸고 싶어
우우
부디 날 깨우지는 말아줘
눈부신 아침
눈을 뜨고 난 후엔
따스한 햇살 나를
비춰주고 있을 테니까
우우우
내게는 겨울잠이 필요해
아무도 모르게
잠이 들고 나면
아름다운 봄날의 꿈을
환한 웃음으로
가득한 꿈을
지금 봄날의 꿈을 꾸네
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