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야곡

전 영


봄비를 맞으면서 충무로 걸어갈 때
쇼윈도 그라스엔 눈물이 흘렀다
이슬처럼 꺼진 꿈 속에는 잊지못할 그대 눈동자
샛별같이 십자성같이 가슴에 어린다

보신각 골목길을 돌아서 나올 때에
찢어버린 편지엔 한숨이 흘렀다
마로니에 잎이 나부끼는 네거리에 버린 담배에
내맘같이 그대맘같이 꺼지지 않더라

네온도 꺼져가는 명동의 밤거리엔
어느 님이 버리셨나 흩어진 꽃다발
레인코트 옷깃을 올리며 오늘 밤도 울어야 하나
**** 맘이 아픈 서울 엘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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