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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향이 춘향을 달랜다 (적적한 심야간으)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춘향이는 이리 앉어 울음을 울제, 그때여 사또는 춘향을 옥에 가두어두고 아무리 달래어도 듣지 않고 고집을 허니 교방청 기생들을 불러놓고, “너희 중에 춘향을 달래어 수청 들게 하는 자 있으면 기안에 이름을 빼어 줄 것이고 수 천냥 상덕을 주마.”

어사또가 춘향을 찾아간다 (초경야경) 모보경, 이상호

[진양조]초경 이경 삼사 오경이 지내니 파루 시간이 당허였구나. 파루는 뎅 뎅 치는디 옥루는 잔잔이라, 향단이가 파루 소리를 듣더니만,“마나님 파루 쳤나이다. 애기씨한테 가사이다.”“오냐, 가자. 먹을 시간도 지내가고 갈 시간도 늦었구나.”향단이는 앞을 세고 걸인 사위 뒤를 세워 옥으로 내려갈 제, 밤은 적적 깊었는디 인적은 고요허여 사람 자취가 끊쳤...

이 도령의 상사병 (도련님 그 시부터)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도련님이 춘향을 잘 보더니 춘향의 집도 잘 보것다. “얘, 하고 사는 것도 한다는 사대부댁 같구나.”

옥중가 (천지삼겨) ~ 일야는 꿈을 비니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그때여 사또께서 춘향 가두라는 호령이 지엄하니, 향단이가 춘향을 업고 여러 기생들이 칼 머리를 들고 춘향 모친을 부축허여 옥으로 내려갈 제, 남원부중 남녀노소 없이 눈물을 흘리며 따라 가는디 뉘 아니 칭찬허리.

자진 기생점고 (조운모우 양대선이) 모보경, 이상호

“취향이, 금향이, 난향이, 월향이.” “예, 등대 나오.”

춘향이 사또전에 불려간다 (행수기생이 나간다) 모보경, 이상호

춘향모를 시켜 아무리 달래여도 영영 안 들으니 교방청 여러 기생들을 불러 놓고 분부 허시되, “너희 중에 누가 춘향을 불러 오겠느냐?” 허시니 행수 기생이 썩 나서며 장담허고 거짓말 섞어 떠들며 나가겄다. [중중모리] 행수 기생이 나간다. 행수 기생이 나간다.

월매의 통곡 (허허 이게 웬말이냐) 모보경, 이상호

춘향 앞으로 우루루루루루 달려들어 춘향을 부여안고, “아가 춘향아, 정신 채려라. 에미가 왔다. 아이고 이것 영 죽었네. 질청의 상좌상존, 장청의 나리님네, 내 딸 춘향 살려주오. 살인죄요, 강도죄요, 무슨 죄로 죽였소? 여보 사또! 제 낭군 수절헌 게 그게 무슨 죄가 되어 생죽엄을 시켰소? 나도 마저 죽여주오.”

자진 사랑가 2 모보경, 이상호

도련님이 춘향을 업고 노는디, [중중모리] “둥둥 내 사랑, 이리 보아도 내 사랑, 저리 보아도 내 사랑. 양귀비를 업은 듯 서시 달기를 업은 듯 이반 온미를 업은 듯, 천하일색의 내 사랑, 만고절색의 내 사랑. 사랑 애자로 놀아보자.

월매의 한탄 (춘향 모친 전후사를 생각허니) 모보경, 이상호

향단이가 들어가 춘향을 깨워 마나님께 탄로된 말을 다 허니 춘향이 겁을 내어 저의 모친 앞에 와 벌벌 떨고 서있을 제, [진양조] 춘향 모친 전후사를 생각허니 설움이 복받치어 춘향이를 물그러미 바라보더니 두 눈에 눈물이 듣거니 맺거니, “네 이 천하 무상헌 년아, 늙은 에미는 너만 믿고 살었는디 너 그럴 줄 내 몰랐다.

몽중가 (아무덴 줄 바이몰라) 모보경, 이상호

동벽의 어떤부인 추추히 울고나와 춘향을 부여잡고, “네가 나를 모르리라. 진루명월 옥소성으 화선허던 농옥이라. 소사의 아내로서 태화산 이별 후에 승룡비거 한이되야 옥소로 소원을 푸니, 곡종비거 부지처하야 산하으벽도 춘자개라.” 말이 맞들 못 하야 협방의 미인 하나 나오더니 춘향을 부여잡고, “자네 나를 모르는가? 이 주으 매주허든 석숭의 소애 녹주로세.

춘향석방 (사정이 옥쇄를) 모보경, 이상호

이렇듯 자탄허며 삼문간을 당도허니 벌떼같은 군로사령 춘향을 끌어들여, “옥 죄인 춘향 올렸소.” “해칼 허여라.” “해칼 허였소.” “춘향 분부 모아라. 너는 천기의 자식으로 관장 능욕을 허였다 하니 그리허고 살기를 바랠까?” “절행에도 상하 있소? 명백허신 수의사또 별반 통촉 허옵시오.” “네가 일정한 지아비를 섬겼는고?” “이부를 섬겼네다.”

자진 사랑가 3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도련님이 춘향을 내려놓더니, “춘향아, 사랑가도 품앗이다. 내가 너를 업어줬으니 너도 나를 업어줘야지.” “내가 도련님을 무거워서 어찌 업어요?” “내가 너 업듯이 업으라는게 아니라 네 양 어깨에다 내 두 팔을 들어 얹고 너 다니는 대로 징검징검 따라다니면 되지 않겠니?”

군로 사령이 나간다 모보경, 이상호

사또 분부 내으 춘향을 잡어 오랬으나, 춘향의 화용월태 사또 수청 들거드면 뭇 죽엄이 날 것이니 조심허여 모셔 오너라.” 사령들이 듣지 않고 설렁거리고 나간다. 삼문 밖 내달어 영주각을 지내어 오작교 우에 우뚝 서서, “아나였다, 춘향아!” 부르는 소리 원근 산천이 떵그렇게 울린다. “사또 분부가 지엄허니 지체 말고 나오너라.”

춘향의 꿈 (책상의 촛불을 돋우켜고) 모보경, 이상호

그 우의 어떤 부인 이상헌 옷을 입고 춘향을 부르더니 무슨 쪽지 내어주시며, “네가 이 글 뜻을 알겠느냐?” 춘향이 황송허여 공손히 받어 페어 보니 허였으되. “인간지 오월 오일은 천상지 칠월 칠석이라.” 허였거날. 깜짝 놀래 깨달으니 황홀한 일몽이라.

이도령의 심사 (가벼야이) 모보경, 이상호

“춘향모가 불호랭이 보다 더 무서운 늙은인디, 춘향을 내외시킨다고 문밖 출입을 거절허고 그 집 문전으로 머슴아 하나 얼른거리지 못헙니다.” “얘, 저는 이 고을 기생의 딸이요, 나는 이골 사또 자제로서 저 한번 못 불러 본단 말이냐? 잔말 말고 불러 오너라.” “도련님이 정 그러시면 춘향모가 동헌에 들어가 사또 전에 여쭈어 놓으면 어찌 될 일이오?”

과거장 (그때여 몽룡씨는) ~ 서리 역졸 분발 (남대문 밖 썩 내달아)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그때여 이몽룡은 춘향을 이별허고 서울로 올라가 글 공부 힘써 헐 제, 때마침 태평과를 보이는지라.

신연행차 (신연맞이) ~ 청도 한쌍 홍문 한쌍 모보경, 이상호

남원에 내려가 선치 하려는게 아니라, 남원 성춘향이가 만고절색이란 말을 듣고 춘향을 보기 위하야 내려 오시는디, 신연 행차가 더욱 찬란허것다. [자진모리] 신연맞어 내려올 제, 벌연 맵시 잔이 좋다. 모란 새김 완자창 네 활개 쩍 벌려 일등마부 유랑달마 덩덩 그렇게 실었다. 키 큰 사령 청창옷 뒷채잽이가 힘을 주어 벌연 뒤 닿었네.

사또전 춘향모의 말 (춘향 어머니 여짜오되)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향자 가진 기생들이 차례로 들어와도 춘향은 종시 없거늘 사또 물으시되, “너의 고을에 춘향이라는 기생이 있다는데 점고에 불참이니 웬일이냐?” 호장이 여짜오되,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춘향은 본시 기생이 아니오라 양반의 기출로 대비 넣고 물러 나와 여공만 숭상허옵다가, 구관 자제 이몽룡씨와 백년 언약허고 올라가신 후로 수절허고 있나이다.” 사또...

광한루 행차채비 (저 방자 분부 듣고)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숙종대왕 즉위 초에 서울 삼청동 사는 이씨 양반 한 분이 계시는디 명문거족이요, 세대 잠영지족이요, 국가의 충신지 후예라. 돈령 참봉 출륙시켜 과천 현감 임실 군수 두어 도목 지낸 후 남원부사로 제수하시니, 도임한 지 이삼삭에 선치하사 거리 거리 선정비요, 곳곳마다 칭송이었다.그 사또 자제 도련님 한 분이 계시는디, 연광은 십 육세요 용몽을 ...

어사또와 춘향모의 상봉 (허허 저 걸인아)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어! 차마 못보겠구나. 내가 선영의 덕으로 어사한 줄 알았더니, 예와 보니 춘향모 정성이 반이나 되겠구나. 저런 형상에 내가 이 모양을 하고 들어갔다가는 저 늙은이 성질에 큰 괴변이 날터이니 잠시 속일 수 밖에 없지.이리 오너라. 이리 오너라. 게 아무도 없느냐?”춘향모 울다 깜짝 놀래어,“향단아! 너그 애기씨가 죽게가 되니 성주 지신이 발...

부끄러운 춘향이 (춘향 앞으로 들어가며)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이렇듯 야단을 헐 제 향단이 마주 나오며, “어떤 놈이 들어왔길래 마나님이 이리 걱정을 허시어요?”춘향모 향단이를 가만히 보더니,“너는 어찌 달만 밝으면 잠 안자고 화초밭 갓으로 목탁 잃은 중 다니듯 왔다갔다 허느냐. 썩 들어가, 요년.” 춘향모와 향단이는 건넌 방으로 건너가고 도련님과 춘향은 숫사람이요, 춘향모도 모르게 첫날밤이 되어 놓니 ...

네가 날 오기만 기대려라 (춘향이 여짜오되 어머니 우지말고)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어찌 소리를 질렀던지 춘향은 놀래여 웃목으로 가고 향단이는 놀래어 부엌으로 가고 개는 놀래서 저 뒷간으로 가고 도련님은 놀래어 눈을 휘둥글게 뜨고 아랫목에 바짝 쪼그리고 앉어, “여보소 장모, 그리마오. 내 춘향 데려감세. 좋은 수가 있네. 내일 내행 앞에 신주 요여가 올라갈 터이니 신주는 모셔내여 내 도포 소매 안에 모시고 춘향은 요여 속에...

광한루 풍경 (동편을 가리키며)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광한루 당도하야 나귀 내려 풀 뜯기고, 도련님은 누각 우에 올라서 사면 경치를 둘러보시더니, “이 얘 방자야, 처음 보는 곳이라 어데가 어데인 줄 모르겠구나. 네가 좀 일러라.” 방자 팔을 들어 역력히 고하는디,[진양조]동편을 가르치며, “저 건너 보이는 산은 지리산 내맥인디 신선 내려 노든데요.” 북편을 가르치며,“교룡 산성이 저기온디 화계...

월매의 실망 (춘향 모친 기가맥혀) 모보경, 이상호

[중모리]춘향 모친 기가 맥혀. 떴다 절컥 떨어져 밖으로 우루루루루루루루 뛰어 나가 정화수 그릇을 들어쳐 매어 와닥딱 와그르르르르 탕 탕 부딪치며,“죽었구나. 죽었구나. 내 딸 춘향이 영 죽었네. 칠십당년 늙은 년이 당산철륭으 엎드려서 우리 사위 잘 되라고 밤이나 낮이나 하나님 전 축수를 허였더니, 저 지경이 웬일이여? 노천이 망령 들어 살펴 주실 줄...

오리정 이별 (도련님 하릴없이) ~ 술상 채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그때여 내행은 길을 뜨려고 내외가 분주헐 제, 도련님 아니 들어오니 방자 민망허여 춘향 집에 나와 보니 춘향과 도련님이 정신없이 울고 있는지라. 방자 어이없어, “도련님 어쩔라고 이러시오? 내행차는 오리정을 지내시고 사또께서는 도련님 찾어 야단나겼소. 어서 가십시다.”[중모리]도련님 하릴없이 방자으게 붙들리어 정신없이 들어가며,“춘향아, 나는...

향단의 변명 (하나는 남중문장재사요)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네 요년, 말히라. 바른대로 허면 이어니와 만일 둔사허는 날은 죽고 남지 못 허리라. 간밤에 애기씨가 무슨 일이 있었지? 너는 모를리 없을테니 바른대로 말해라.”이렇듯 호통허니 향단이 겁을 내어, “마나님 진정허시고 제 말씀을 들어뵈겨요. 간밤에 애기씨와 제가 바느질을 허는디 책방도련님이 나와겨서 애기씨와 말씀허시기에 저는 제 방으로 왔사오...

교명오작선인교요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좋다좋다. 호남의 제일루라 하겠다. 이 얘 방자야, 이런 좋은 경치에 술이 없어 무미허구나. 술상 이리 가져오너라.” 방자 술상 갖다놓고 술 부어 올리니 이 삼배 자신 후 취흥이 도도하야 글 한 수를 지었으되 춘향 상봉할 글을 지었것다. [시창] 교명오작선인교요, 누호광한옥경누를. 차문전생수직녀오, 지응금일아견우를.

춘향의 울음소리에 (내행차 나오려고)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춘향이는 이리 앉어 울음을 우는디,[자진모리]내행차 나오려고 일초 이초 삼초 헐 제, 쌍교를 어루거니 독교를 어루거니 쌍교독교 나온다. 마두병방 좌우나졸 쌍교를 옹위하야 부운같이 나오는디, 그 뒤를 바라보니 그때여 이도령은 비룡같은 노새 등으 두렷이 올라 앉어 재상 만난 사람 모냥으로 훌쩍 훌쩍 울며 나오는디, 동림숲을 당도허니 춘향의 울음 ...

임을 찾아서 갈까부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이렇듯이 군로 사령들이 서슬이 퍼렇게 나가는디, 그때여 춘향은 사령이 오는지 군로가 오는지 아무런 줄 모르고 외로운 벼개 우에 벽만 안고 홀로 누워 시름 상사 울음을 우는디,[중모리]“갈까부다, 갈까부네. 임을 찾어 갈까부다. 어이허여 못 오신고? 바람도 쉬어 넘고 구름도 쉬어 넘는 해동청 보라매 모두 쉬어 넘는 동설령고개, 임이 왔다허면 나...

사령 맞는 춘향 (그럴줄 내 알었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이렇듯 설리 울 제, 향단이 급히 뛰어 들어오며,“아이고 애기씨, 사령들이 떠들고 나오면서 애기씨를 부르니 아마도 무슨 야단이 났는개비요.” [단중모리]“그럴 줄 내 알었다. 홈초리나 받으리라.”치자 다래 그린 유문지호사로 머리를 바드득 졸라매고 문밖으로 나오면서 “김번수네 아저씨 박패두네 오라버니, 이번 신연에 가셨다더니 노독이나 없이 다녀...

이 도령의 달램(도련님이 이 말 듣고) 모보경, 이상호

[중모리]도련님이 이 말 듣고 말 아래 급히 내려 우루루루루루루루 뛰어 들어가 춘향의 목을 안고,“춘향아, 네가 이것이 웬일이냐? 네가 천연히 집에 앉어 날 더러 잘가라고 말을 허여도 장부 간장이 다 녹는디, 삼도 네거리 쩍 벌어진데서 네가 이 울음이 웬일이냐?”춘향이 기가 맥혀,“아이고 도련님, 참으로 가시오 그려. 못 허지, 못 가지요. 나를 죽여...

춘향모 술상 차리는디 (강진향 교자반으)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춘향모 울다가 춘향과 향단이 우는 것을 보더니 손수 탕 치고 허는 말이,“워라 워라 워라, 시끄럽다. 울어도 소용없고 한탄해도 쓸 데 없고 소 흥정이라고 물릴 수도 없고 다른 사람 같잖애 이 골 사또 자제라 허니 좋기사 좋다. 도련님이 나도 모르게 와겨서 오직 시장허셨겄냐. 오늘 밤에 일찍 오시라고 네 기별로 왕복히라. 향단아 애기씨가 간밤에...

어사또와 옥중 춘향의 상봉 (춘향이가 나오는디) 모보경, 이상호

[중모리]춘향이가 나오는디, 형문 맞은 다리 더덕이져서 촌보헐 길이 전이 없고 큰 칼 목으 칼 몽오리 서서 목 놀릴 길이 전혀 없네. 칼머리를 두 손으로 들어 저만쯤 옮겨 놓고 형문 맞은 다리를 두 손으로 옮겨 놓으며 뭉그적 뭉그적 나오더니,“아이고 어머니, 어찌 왔소?”“오냐, 왔더라.” “오다니, 누가 와요?”“밤낮주야 기다리고 바래던 너의 서방 ...

어사또의 형색 (각처로다) 모보경, 이상호

[중모리]각처로 다 분발허고 그때여 어사또는 패의 파관을 채리는디 앞살 터진 헌 망건으 박 쪼가리로 관자 달어 두 눈썹 잔뜩 눌러 두통나게 졸라매고, 철대 없는 헌 파립 버리줄 총총 매어 노갓끈을 달어 쓰고, 자락 없는 헌 베 도포 열 두 도막 잇은 띠를 흉당 눌러 잡어매고, 질목 짚신 감발허고, 주령을 끌면서 독담물을 지내어 숫고개를 얼른 넘어 한내...

춘향의 편지 내용 (백운홍수)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어사또 내려오시다 방자 허는 소리를 들으시고, “저놈이 내 앞에서 수 년 거행허던 방자 놈이 분명한데 저놈의 천성이 방정 맞은 놈인지라 내 본색을 알게 되면 누설이 될 것이니 잠시 속일 수 밖에 없지. 이 얘! 저기 가는 놈아! 여봐라! 이 얘!”“당신이 날 불렀소?”“오냐 불렀다. 이리 좀 오너라”“뭣 헐라고 불렀소?”“너 어데 사느냐?”“...

이도령의 작별인사 (도련님 하릴없이 방자으게 붙들리어) ~ 달만큼 보이다가 (저 방자 미워라고)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방자 보다 답답허여,“도련님 어쩔라고 이러시오? 점잖허신 도련님이 이별을 허실라면, ‘춘향아 잘 있거라’, ‘도련님 잘 가시오’ 아 그 단 두 마디만 히도 그 속이 천지 우랑의 장마 물속인디 이게 벌써 며칠이요. 바로 명춘에 가신다 히도 떠나실 때는 항상 이러실테니 인자 그만 가십시다. 향단아! 너그 애기씨 조깨 붙들어라.”[중모리]도련님 ...

긴 사랑가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도련님 앞에 놓고,“졸지에 채리느라고 잡술 것은 없사오나 이 술이 경사 술이오니 우리 한 잔씩 먹읍시다.”“주주객반이라 허였으니 장모가 먼저 들게”이 삼배씩 자신 후 어간 있는 춘향모라 자리보전허여 놓고 건넌방으로 건너갔것다. 도련님과 춘향은 월태화용 그림같이 마주 앉어 쌍긋쌍긋 웃어가며, 하룻밤을 지냈으니 허물도 적어지고 춘향모도 아는지라 ...

생신잔치 준비 (이튿날 평명후으) ~ 동헌풍경(본관사또주인이라) ~ 어사또의봉변(고인불러삼현치고) ~ 운봉이 안다(운봉이 무변으)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춘향아, 내가 너더러 할 말이 있다마는.”춘향모 이 말 듣더니, “자네 누구땜시 말 못 허는가? 나 있다고 말 못 허는가?”“향단아, 마나님 모시고 어서 집으로 돌아가거라.”“서방님, 마나님 허신 말씀 곡해 마시고 집으로 가사이다.”“그런 게 아니다. 나는 볼 일이 있어 같이 못 가니 내일 아침이나 잘 지어 놓아라.”춘향모와 향단이는 울며 ...

애부라니 당치 않소 (춘향이 여짜오되)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사또께서 영창문을 비긋이 열고 내다보시더니,“오, 그것 옹골지게 생겼다. 볕이 뜨거우니 올라오너라.” 춘향이 올라가 아미를 숙이고 요만허고 서 있으니,“게 앉거라. 과연 듣던 말과 같다. 명불허전이로다. 네가 이 서방을 위하여 수절한다지? 그것 참 가소로운 일이다. 그 양반 가신 후 너 같은 미색을 그냥 두었을 리 있겠느냐? 응당 애부가 있을...

향단과 월매의 위로 (그 자리 버썩) 모보경, 이상호

[중모리]그 자리 버썩 주저 앉어,“아이구, 허망허여. 가네 가네 허시더니 이제는 참 가고 여영 갔네. 내 신세를 어찌헐꼬. 집으로 가자허니 우리 도련님 안고 눕고 노던 디와 오르내려 신 벗든 디 생각나서 어이보리. 죽자허니 노친이 계시고 사자허니 고생이라, 죽도사도 못허는 신세를 어찌허면 좋단 말이냐.”이리 앉어 울음 울 제, 향단이도 곁에 앉어 사...

자진 사랑가 1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나 그것 되기 싫소.”“어찌 그렇단 말이냐?”“살어서 밑으로 가는 것도 원통헌디 죽어서도 아래로만 가라 하시니 나 그것 재미없어 되기 싫소.”“그러면 네가 위로 가게 하여주마.”[중중모리]“내 사랑 너 죽어 될 것 있다. 너는 죽어서 돌매 웃짝 되고 나는 죽어 매 밑짝 되어 사람의 손이 얼른허면 천원지방의 두 짝으로 홰홰 돌려 갈거들랑 네가...

춘향의 집 (저 건너)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방자야”“예.”“춘향이 가고 없다.”“가고 없으니 어쩌란 말씀이요?”“춘향 집이나 좀 일러다오.”방자 놈이 도련님을 은연 중 골리는디,“도련님이 소인 놈보다 키가 적으신게 저기 저 높은 디 올라서서 엄지 발로 괴고 스시오.”도련님이 춘향집 볼 욕심으로 방자 시키는 대로 허것다. 방자 놈이 도련님을 엄지 발로 괴어놓고 춘향집을 가르치는디,[...

어사출두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고연 놈들이로고. 산 사람 앞에 음식을 놓고 ‘허 쉐’라니.”어사또 부채를 거꾸로 쥐고 운봉 옆구리를 콱 찌르며, “여보, 운봉 영장.” 운봉이 깜짝 놀래어, “허허, 이 냥반 왜 이러시오?”“저기 저 본관 상에 놓인 갈비 한 대 먹게 해주오.”운봉이 통인을 불러,“네 저 상의 갈비 갖다 이 어른께 올려라.”어사또 다시 부채꼭지로 운봉 옆구...

방자문안 (소인 방자놈 문안이요)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방자 깜짝 놀래어 돌아보니 편지가 눈물에 젖어 물걸레가 되었는지라. 방자 기가 막혀, “아니 저놈의 어른이 남의 편지를 물걸레로 만들어 놨네 그려. 아 이놈의 어른아! 그만 울고 남의 편지 물어내어.”“오냐 물어주마. 그리고 너 서울 가야 그 양반 안 계시다.”“계시고 안 계신 속을 당신이 어찌 아요?”“그 양반과 나는 동문 서학으로 매우 친...

꿈아 꿈아 무정헌 꿈아 (비 맞은 제비같이)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춘향이 절행만 도도헌 게 아니라 효성 또한 지극한 사람이라. 저의 모친 말을 거역치 못허여 집으로 들어갈 제,[진양조]비 맞은 제비같이 갈지 자 비틀 걸음 정황없이 들어가서, 제 방으로 들어가며,“향단아, 발 걷고 문 닫혀라. 침상편시춘몽중으 꿈이나 이루어 가시는 도련님을 몽중으나 상봉허지 생시에는 볼 수가 없구나.”방 가운데 주저 앉어,“아...

사또님 듣주시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어허 그것 얼굴 보고 말 들으니 안팎이 일색이로구나. 얼굴이 옥 같은데 그 마음마저 일색이로다. 네 마음은 기특하나 이도령 어린 아이 본 댁에 올라가 귀가댁에 장가들고 대과급제 허거드면 천리탸향 잠시 장난 네 생각 하겠느냐? 네 또한 고서를 읽었다 하니 사기로 이르리라. 옛날에 예양이는 재초부의 수절이라. 너도 나를 위하여 수절하면 예양과 ...

농부가 1 ~ 농부가 2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이렇듯 방자를 보낸 후 한 곳을 당도허니 때마침 방농 시절이라, 농부들이 상사 소리를 하며 모를 심것다.[중모리]“두리둥 둥둥둥 두리둥 둥 퉁퉁 어럴럴럴럴 상사뒤여. 어이여어 어허여루 상사뒤여. 어럴럴럴럴 상사뒤여. 여보시오 농부네들, 이 내 말을 들어보소. 어화 농부들 말 들어보소. 천리건곤 태평시에 도덕 높은 우리 성군, 강구미복 동요 듣...

방자의 왼갖 생각 (춘향의 집얼 건너가며)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방자야”“예” “편지 한 장 전해다오.”“도련님 처분이 정 그러시면 편지 써 주어 보시오. 되고 안 되기는 도련님 연분이옵고, 말 듣고 안 듣기는 춘향의 마음이옵고, 편지 전허고 안 전허기는 소인 놈 생각이오니, 편지 써 주어 보시오.” 도련님이 두 무릎을 단정히 꿇고 앉어 편지를 쓰것다. 방자 보더니,“도련님, 거 편히 앉어 쓰시오.” “...

신바람 난 월매 (어디가야 여기 있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그때여 춘향 모친은 춘향이가 살어난 줄을 벌써 들어 알었건만, 어제 저녁에 어사또에게 헌 가늠이 있어라고 선뜻 들어가지 못허고 저 삼문 밖에서 어정거릴 제, 춘향이가 어머니 찾는 소리를 듣더니 기고만장으로 들어가는디, [중중모리]“어디 가야, 여기 있다. 도사령아, 큰 문 잡어라. 어사 장모님 행차헌다. 요새도 삼문간이 이리 억세냐?”우루루루...

박석고개를 넘어 (박석티)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어사또 농부들이 모 심는 구경을 허시고 게서 떠나 남원 부중을 들어갈 제,[진양조]박석티를 올라서서 좌우산천 둘러보니, 산도 예 보던 산이요 물도 보던 물이다마는, 물이야 흐르는 것이니 그 물이야 있겠느냐.“광한루야 잘 있느냐. 오작교도 무사헌가. 동림숲을 바라보니 춘향과 나와 둘이 서로 꼭 붙들고 가느니 못 가느니 이별허던 곳이로구나. 선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