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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춘향이 (춘향 앞으로 들어가며) 모보경, 이상호

[단중모리] 춘향 앞으로 들어가며, “이 얘 춘향아, 이리 오너라. 이리 오너라, 밤이 깊다.” 춘향이 부끄러워 아니 오랴 허니 도련님이 뭉그적 뭉그적 뭉그적 들어가서 한 손은 들어 춘향의 머리를 만지고 또 한 손은 들어 춘향의 애목을 에후리쳐 담쑥 안으니 춘향이 속으로 웃으며, “사또님 아시면 어쩔라고 이러시오?” “오냐, 사또님은 염려마라.

월매의 실망 (춘향 모친 기가맥혀) 모보경, 이상호

[중모리] 춘향 모친 기가 맥혀. 떴다 절컥 떨어져 밖으로 우루루루루루루루 뛰어 나가 정화수 그릇을 들어쳐 매어 와닥딱 와그르르르르 탕 탕 부딪치며, “죽었구나. 죽었구나. 내 딸 춘향이 영 죽었네. 칠십당년 늙은 년이 당산철륭으 엎드려서 우리 사위 잘 되라고 밤이나 낮이나 하나님 전 축수를 허였더니, 저 지경이 웬일이여?

춘향이 사또전에 불려간다 (행수기생이 나간다) 모보경, 이상호

이리 비틀 저리 비틀 삼문간을 당도허니 전후 좌우 나졸들이 춘향을 붙들고 들어가며, “춘향 현신이오.”

춘향이 무색허여 모보경, 이상호

[중모리] 춘향이 무색허여 잡었든 손길을 시르르르르르 놓고 뒤로 물러 나앉으며 내색 섞어 허는 말이, “내 몰랐소, 내 몰랐소, 도련님 속 내 몰랐소. 도련님은 사대부댁 자제요, 춘향 나는 천인이라.

꿈아 꿈아 무정헌 꿈아 (비 맞은 제비같이)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춘향이 절행만 도도헌 게 아니라 효성 또한 지극한 사람이라. 저의 모친 말을 거역치 못허여 집으로 들어갈 제, [진양조] 비 맞은 제비같이 갈지 자 비틀 걸음 정황없이 들어가서, 제 방으로 들어가며, “향단아, 발 걷고 문 닫혀라. 침상편시춘몽중으 꿈이나 이루어 가시는 도련님을 몽중으나 상봉허지 생시에는 볼 수가 없구나.”

춘향 방치레 (방치레가 수수허다)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 경불경 일어서니 향단이가 도련님을 모시고 방으로 들어가 상좌에 좌정허셨것다. 도련님이 춘향 방으 앉어 방안을 둘러보니, [중모리] 방치레가 수수허다. 정결한 이 간방의 영창으로 간을 막고 열선도를 붙였구나.

춘향석방 (사정이 옥쇄를) 모보경, 이상호

수형리가 수도안 올리니 어사또 보시고 옥에 갇힌 죄인들의 죄지경중을 헤아려 처견 방송 허신 후, “옥 죄인 춘향 올려라.” 영이 나니, [중모리] 사정이 옥쇄를 몰아들고 충충충 나가더니 용수 없이 잠긴 열쇠를 절그렁청 열 떠리며, “나오너라, 춘향아. 수의사또 출도후으 너를 올리라 영 나리시니 지체말고 나오너라.”

도련님 듣주시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도련님이 춘향 방에 앉고 보니, 숫사람이라 속이 울렁울렁 가슴이 두근두근 수인사 할 말이 콱 막혔지. 까딱하면 퇴 맞을까 자칫하면 수 빠질까, 무한히 생각고 허는 말이, “네 답서에 글 지어 보낸 것과 오다가 칠월편 읽는 소리를 들으니 아주 시전집일러구나.” 춘향이 대답허되, “밤 길고 잠 없어 읽기는 읽어도 뜻은 모르고 읽어요.”

네가 날 오기만 기대려라 (춘향이 여짜오되 어머니 우지말고) 모보경, 이상호

춘향 데려감세. 좋은 수가 있네. 내일 내행 앞에 신주 요여가 올라갈 터이니 신주는 모셔내여 내 도포 소매 안에 모시고 춘향은 요여 속에 앉어가면 남들 보기에 요여속에 신주든 줄 알지 설마 춘향 든줄이야 알겠나?

춘향의 항변 (충신은 불사이군이요)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이렇듯 말을 허니 기특타 칭찬허고 그만 내보냈으면 관촌무사 좋을 것을, 생긴 것이 하 묘허니 욕심은 잔뜩 난 데다, 춘향이 거역하므로 을러보면 될 줄 알고 절자를 가지고 을러보는디, “허허 이런 시절보소. 기생의 자식이 수절이라니 뉘 아니 요절할꼬? 대부인께서 들으시면 기절하시겠다.

도련님, 이별 말이 웬말이오_ (분같은 얼굴은)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 이 말을 듣더니 얼굴이 푸르락 노르락 허여지며 사생결단을 허기로 드는디, [진양조] 분같은 얼굴은 저절로 숙여지고 구름같은 머리는 스사로 흩어지고 앵두같은 입술은 외꽃같이 노려지고 샛별같은 두 눈은 동 튼 듯이 뜨고 도련님만 무뚜뚜루미 바라보며 아무 말도 못허고 한숨만 후우, 얼굴이 방재 사색이로구나.

월매의 한탄 (춘향 모친 전후사를 생각허니) 모보경, 이상호

향단이가 들어가 춘향을 깨워 마나님께 탄로된 말을 다 허니 춘향이 겁을 내어 저의 모친 앞에 와 벌벌 떨고 서있을 제, [진양조] 춘향 모친 전후사를 생각허니 설움이 복받치어 춘향이를 물그러미 바라보더니 두 눈에 눈물이 듣거니 맺거니, “네 이 천하 무상헌 년아, 늙은 에미는 너만 믿고 살었는디 너 그럴 줄 내 몰랐다.

춘향의 집 (저 건너)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 가고 없다.” “가고 없으니 어쩌란 말씀이요?” “춘향 집이나 좀 일러다오.” 방자 놈이 도련님을 은연 중 골리는디, “도련님이 소인 놈보다 키가 적으신게 저기 저 높은 디 올라서서 엄지 발로 괴고 스시오.” 도련님이 춘향집 볼 욕심으로 방자 시키는 대로 허것다.

이도령의 심사 (가벼야이) 모보경, 이상호

방자 눈치 빠른 놈이라 도련님이 춘향 보고 벌써 넋 나간 줄 알었지. “예.” “저 건너 화림 중의 울긋불긋 오락가락 하는 것이 사람이냐, 신선이냐?”

오리정 이별 (도련님 하릴없이) ~ 술상 채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그때여 내행은 길을 뜨려고 내외가 분주헐 제, 도련님 아니 들어오니 방자 민망허여 춘향 집에 나와 보니 춘향과 도련님이 정신없이 울고 있는지라. 방자 어이없어, “도련님 어쩔라고 이러시오? 내행차는 오리정을 지내시고 사또께서는 도련님 찾어 야단나겼소. 어서 가십시다.”

월매의 통곡 (허허 이게 웬말이냐) 모보경, 이상호

춘향 앞으로 우루루루루루 달려들어 춘향을 부여안고, “아가 춘향아, 정신 채려라. 에미가 왔다. 아이고 이것 영 죽었네. 질청의 상좌상존, 장청의 나리님네, 내 딸 춘향 살려주오. 살인죄요, 강도죄요, 무슨 죄로 죽였소? 여보 사또! 제 낭군 수절헌 게 그게 무슨 죄가 되어 생죽엄을 시켰소? 나도 마저 죽여주오.”

어사또가 춘향을 찾아간다 (초경야경)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 꿈이라도 무섭고 두려워 왼 몸이 오싹, 머리 끝 주삣, 소스라쳐 깜짝 놀래 깨달으니 등에서 땀이 쭈루루루루루, 부름 소리가 귀에 언뜻 언뜻 들리거날, 모친 소리를 귀신 소리로 알고 “옴급급여율영사파 쉐.” 춘향 모친 기가 맥혀, “아이고, 저것이 에미 소리를 귀신 소리로 아네 그려. 춘향아 정신 차려라, 에미가 왔다.”

춘향의 꿈 (책상의 촛불을 돋우켜고) 모보경, 이상호

[단중모리] 책상의 촛불을 돋우 켜고 열녀전을 외어가다 홀연히 잠 오거날 서안을 의지허고 잠깐 조으더니, 비몽사몽간의 춘향 몸이 공중으로 날리어 바람을 어거허고 구름을 헤쳐가다 한 곳을 당도허니 주궁패궐은 보던바 처음이라. 그 우의 어떤 부인 이상헌 옷을 입고 춘향을 부르더니 무슨 쪽지 내어주시며, “네가 이 글 뜻을 알겠느냐?”

춘향모의 항변 (춘향 어머니 나온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그때여 춘향 모친은 초저녁 잠 실컷 자고 일어나 도련님 드릴라고 밤참 음식을 준비헐 제, 춘향 방에서 울음소리가 낭자허니, “아이고 저것들 또 사랑싸움 허는구나. 싸움이 길면 이별 허기가 쉽느니라. 내가 가서 싸움을 말려줘야지.” 춘향 모친이 싸움 말리러 나오는디, [중중모리] 춘향 어머니 나온다. 춘향 어머니 나와.

옥중가 (천지삼겨) ~ 일야는 꿈을 비니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그때여 사또께서 춘향 가두라는 호령이 지엄하니, 향단이가 춘향을 업고 여러 기생들이 칼 머리를 들고 춘향 모친을 부축허여 옥으로 내려갈 제, 남원부중 남녀노소 없이 눈물을 흘리며 따라 가는디 뉘 아니 칭찬허리.

임 그리는 춘향이 (하루가고) 모보경, 이상호

[중모리]하루 가고 이틀 가고 열흘 가고 한 달 가고 날 가고 달 가고 해가 지낼수록 임의 생각이 뼈 속으 든다. “도련님 계실제는 밤이 짤루어 한일러니, 도련님 떠나시든 날부터 밤도 질어서 원수로구나. 도련님 계실 적으 바느질을 허노라면, 도련님은 책상 놓고 소학 대학 예기 춘추 모시 상서 백두시를 역력히 외어가다, 나를 흘끗 돌아보고 와락 뛰어 달...

어사또와 옥중 춘향의 상봉 (춘향이가 나오는디)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 이 말 듣더니 어안이 벙벙 흉중이 콱 맥혀 한참 말을 못 허더니, 옥문 틈으로 손을 내어 빈손만 내두르며, “서방님이 오시다니, 나의 손에 잡혀주오.” 어사또 목이 메어 춘향 손을 부여잡더니 눈물이 듣거니 맺거니, “네가 이것이 웬일이냐? 부드럽고 곱든 손길이 피골이 상연쿠나.” “나는 이게 내 죄요만은, 서방님은 웬일이요?”

춘향 끌어내림 (골방의 수천통인) 모보경, 이상호

사령, 춘향 잡어 내리랍신다.” 벌떼 같은 군로사령 우루루루루 달려들어 춘향의 머리채를 상절 시절 연줄 감듯 휘휘 칭칭 감어쥐고 훨씬 너룬 동헌 뜰에 동댕이 쳐, “춘향 잡어 내렸소.”

이별가 초입 (왼갖 생각)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도련님과 춘향은 날이 갈수록 허물은 적어지고 정이 점점 깊어가니, 도련님이 춘향 보고 싶은 생각으로는 밤 낮 없이 춘향 집에 가 살고 싶지만 엄부시하라, 낮에 못 보는 걸로 오색당지 풍월화답 편지 왕복을 날만 새면 어찌 허던지 방자가 책방에 있을 겨를이 없고 춘향집 머슴아가 되었것다.

박석고개를 넘어 (박석티) 모보경, 이상호

북문 안을 들어서니 서리 역졸이 문안커날 명일사 거행을 분부허시고 춘향 집을 찾어갈 제, 일락서산 황혼이되야 집집마다 밥 짓노라 저녁 연기 자욱하야 분별헐 길 전히 없다. 차즘차즘 찾어갈 제, 춘향 문전 당도허여 동정을 살펴보니, 그때여 춘향 어모는 후원에 단을 묻고 두 손 합장 무릎 꿇어 하나님 전에 축수를 허는디, “비나이다, 비나이다.

애부라니 당치 않소 (춘향이 여짜오되)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 올라가 아미를 숙이고 요만허고 서 있으니, “게 앉거라. 과연 듣던 말과 같다. 명불허전이로다. 네가 이 서방을 위하여 수절한다지? 그것 참 가소로운 일이다. 그 양반 가신 후 너 같은 미색을 그냥 두었을 리 있겠느냐? 응당 애부가 있을테니 관속이냐 건달이냐? 어려이 생각말고 바른대로 말해라.”

한양서 만나자는 춘향이 (건장헌 두패쪼군)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 반겨 허며, “아이고, 그럼 댁에는 경사 나겼소 그려. 내 평생 원일러니 이젠 한양 가겄구나. 도련님 너무 좋아 우시오? 남원 땅 백성들은 명관을 잃사오니 원통타 하려니와 댁으로는 경사온디 이런 경사에 춤추기는 새로이 이렇게 울음을 우시니 댁 문중에는 이런 경사에 한 바탕씩 우시는 전례가 있소? 오오, 내가 도련님 따라 안 갈까 히서 그러시오?

신바람 난 월매 (어디가야 여기 있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그때여 춘향 모친은 춘향이가 살어난 줄을 벌써 들어 알었건만, 어제 저녁에 어사또에게 헌 가늠이 있어라고 선뜻 들어가지 못허고 저 삼문 밖에서 어정거릴 제, 춘향이가 어머니 찾는 소리를 듣더니 기고만장으로 들어가는디, [중중모리] “어디 가야, 여기 있다. 도사령아, 큰 문 잡어라. 어사 장모님 행차헌다. 요새도 삼문간이 이리 억세냐?”

방자의 왼갖 생각 (춘향의 집얼 건너가며) 모보경, 이상호

“내가 평생 아니 다니던 집인디, 뜻밖으 들어가면 새수 없난 춘향 모친 ‘너 어찌 왔느냐?’ 묻거드면 무슨 말로 대답허리, 아니 가자 허니 도련님이 못 살겄고 가자니 난처로다.” 이 일 저 일 생각허여 춘향 문전을 당도허니 향단이 마침 나오거날 방자 내렴으, “야, 이거 무슨 서기지망이 있을라나 부다.”

이 도령의 달램(도련님이 이 말 듣고)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 기가 맥혀, “아이고 도련님, 참으로 가시오 그려. 못 허지, 못 가지요. 나를 죽여 이 자리어 묻고 가면 갔지, 살려두고는 못 가리다. 향단아, 술상 이리 가져오너라.” 술 한 잔을 부어들고 “도련님 약주 잡수. 금일송군수진취니 술이나 한 잔 잡수시오.” 도련님이 받어들고 “세상으 못 먹을 술이로다.

교명오작선인교요 모보경, 이상호

방자 술상 갖다놓고 술 부어 올리니 이 삼배 자신 후 취흥이 도도하야 글 한 수를 지었으되 춘향 상봉할 글을 지었것다. [시창] 교명오작선인교요, 누호광한옥경누를. 차문전생수직녀오, 지응금일아견우를.

사또전 춘향모의 말 (춘향 어머니 여짜오되) 모보경, 이상호

들으매 춘향모가 있다하니 춘향 에미를 불러라.” 사또께서 춘향모를 불러 세우고 청혼 말을 허는디, “네가 춘향모라지?” “예, 춘향에미올시다” “들으매 네 딸이 천하 일색이라는구나. 구관자제 수절을 한다하니 젊은 아이를 혼자 둔 것이 부당허지. 내 또한 내행이 없으니 저를 비단 별장으로만 알겠느냐?

사령 맞는 춘향 (그럴줄 내 알었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이렇듯 설리 울 제, 향단이 급히 뛰어 들어오며,“아이고 애기씨, 사령들이 떠들고 나오면서 애기씨를 부르니 아마도 무슨 야단이 났는개비요.” [단중모리]“그럴 줄 내 알었다. 홈초리나 받으리라.”치자 다래 그린 유문지호사로 머리를 바드득 졸라매고 문밖으로 나오면서 “김번수네 아저씨 박패두네 오라버니, 이번 신연에 가셨다더니 노독이나 없이 다녀...

군로 사령이 나간다 모보경, 이상호

춘향 바삐 잡어 들여라.” 영이 나니 군로 사령들이 춘향 집으로 나가는디, [중중모리] 군로 사령이 나간다. 사령 군로가 나간다. 산수 털 벙거지 남일 광단으 안올려 날랠 용자를 딱 붙이고 충충 충충 설렁 거리고 나간다. “아나, 였다. 김번수야.” “왜 부르느냐?” “걸리었다, 걸리어.” “거 누구가 걸리어?” “춘향이가 걸렸다.”

어사또와 춘향모의 상봉 (허허 저 걸인아) 모보경, 이상호

춘향 모친이 걸인이란 말을 듣더니 쫓으러 나오는디, [중중모리] “허허 저 걸인아. 눈치없고 재치없고 야마리 빠진 저 걸인. 이 고을서 동냥을 허며 나의 소문을 못 들어. 칠십당년 늙은 년이 무남 독녀 외 딸 하나 옥중에다 넣어두고 명재경각이 되었는디, 동냥은 무슨 동냥. 동냥없네, 어서가소.” 어사또 이른 말, “내가 왔네. 허어, 자네가 나를 몰라?

춘향모 술상 차리는디 (강진향 교자반으) 모보경, 이상호

그때여 도련님은 그날 밤에 다시오마 약속이 깊었는지라 해 저물어 퇴령 후에 춘향 집을 나와 상좌에 좌정허셨것다. 춘향모 벌써 알고 안으로 들어가 춘향 방문 비긋이 열고 도련님께 수인사 허는 말이, “귀중허신 도련님이 누지에 나오시니 하상견지 만만이오.” 도련님 대답허시되, “금야견지 의외로세.”

집장사령의 거동 ~ 십장가 ~ 집장사령과 구경꾼의 말 (엎졌든) 모보경, 이상호

형리가 다짐을 쓴 연후에 “춘향 다짐내에 사연 분부 모아라. 여의신의 창가소부로 조종 관장지 엄령허고 발악 거역 허였으며, 신위 천기로 자칭 정절이 죄당만사라. 즉위 타살허여 이일증백 허리니 너 죽노라 한을 마라.” 다짐 끝에 흰 백지를 급창 불러 던져주며, “다짐 받어 올려라.”

느린 기생점고 (행수기 월선이) 모보경, 이상호

새 사또 도임허면 의례히 육방 점고부터 허는 법인디, 이번 사또께서는 춘향 보기 급급허여, “호장, 듣거라. 육방 점고는 삼일 후로 미루고 기생 점고부터 하여라.” 영이 나니 노방청이 분요허고 호장이 엎드려 차례로 부르는디, [진양조] “행수기 월선이.” 월선이가 들어온다.

방자 영을 듣고 모보경, 이상호

[자진모리] 방자 영을 듣고 충 충충 충충 걸어 나가는디 마루 밑 청삽사리 컹컹 짖고 내달으니, 그때여 춘향 모친 치마 끈 졸라 매며 닫은 방문 툭 차 열고 우루루루루루루루 쫓아 나와, “네 요 개. 왜 이리 짖느냐? 워리 워리.” 방자 선뜻 나가거날 춘향모 질색허여, “아이고 저 도적 놈 왔구나. 네 이 도적놈.

그때여 향단이 모보경, 이상호

도련님 아무 말이 없이 대문 안을 들어서니, 그때여 춘향 어머니는 도련님 오시면 드리려고 밤참 음식을 장만허다 도련님 반겨보고 손뼉치고 일어서며, “허허, 우리 사위 오네 그려. 남도 사위가 이리 아질자질 어여쁜가? 밤마다 보건마는 낮에 못 보아 한이로세. 사또 자제가 형제분만 되면 데릴사위 꼭 청허지.”

어사또의 형색 (각처로다) 모보경, 이상호

불쌍터라 춘향 각시. 올라가신 구관자제 이몽룡 씨와 백년언약 맺은 후에 수절허고 지내는디, 신관 사또 도임 초에 수청을 아니 든다 허고 월삼동추 수옥 중에 명재경각이 되었건만, 삼청동 이몽룡 씨 가더니마는 여영 잊고 일장 수서가 돈절허니, 세상에 독허고 모진 양반 서울 양반 밖에는 못 보았네.

여러 기생들의 말 (여러 기생들이 들어온다) 모보경, 이상호

진주 기생 논개 부인 평양 기생 월향 부인 충렬문에 모셔있고, 청주 기생 화월부인 삼충각에 올라있고, 안동 기생 일지홍씨 산 열녀문을 세워있어, 천추 유전을 허것마는, 남원 같은 대모관에 우리 몸이 기생되어 쓸데없이 되었더니 이제 춘향 열녀나서 교방청의 문을 짓고, 노방청의 현판 붙어, 천추 유전을 헐 것이니, 이런 경사가 어디가 있느냐?

이몽룡, 춘향집을 찾아간다 (이윽고 퇴령소리) 모보경, 이상호

화계으 배회헐 제, 그때여 향단이는 쌍송 아래 은신허여 도련님 오시는 거동을 보고 반겨 나와 모시고 들어가 춘향 방문 가만히 열고,

해돋이 (해소식) 모보경, 이상호

이렇듯 자랑이 낭자헐 제, 그때여 향단이는 방자가 준 편지를 춘향에게 주니 춘향이 보고 깜짝 놀래어, “너 이 편지 어디서 갖고 왔냐?” “봉선화 따러 대문 밖에 나갔다가 방자가 주길래 받어 왔어요.” “이 편지 가져올 때 마나님 보셨느냐?” “마나님 모르게 살짝 가져왔어요.”

난향이 춘향을 달랜다 (적적한 심야간으)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 이 말 듣고, “말인즉 옳네마는 송백죽 굳은 절행 내가 어이 훼절허리, 내 고집이 남과 달러 장차 명을 바치랴니 사또 전에 여쭙기를, 춘향을 알어보니 훼절은 고사허고 어서 박살 죽여주면 혼비중천 높이 날어 삼청동을 올라가서 이몽룡을 보겄다고 그 말이나 전허여라.”

긴 사랑가 모보경, 이상호

너는 죽어 서울 종로 인경이 되고, 나는 죽어 망치 되야 새벽이면 삼십삼천 저녁이면 이십팔수 천지를 응허여 댕댕 치거드면 다른 사람 듣기에는 인경 소리로 들리어도 너고 나고 듣기에는 ‘내 사랑 춘향 댕, 이도령 서방 댕’ 치거들랑 네가 날인 줄 알어다오.”

몽중가 (아무덴 줄 바이몰라)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 이 말 듣고 궤자하여 여짜오되, “첩이 비록 무식허오나 고서를 일찍 보오니 부인의 높은 명망 왼 천하의 낭자키로, 어찌허여 속히 죽어 존안을 앙대헐고 주야으 불망 허였더니, 오늘날 황능묘으 뵈오니 이제 죽어 한이 없느니다.” 부인이 이른 말씀, “네가 우리를 안다허니 나의 설음을 네 들어라.

춘향의 편지 내용 (백운홍수) 모보경, 이상호

남원 옥중 춘향 편지 갖고 서울 삼청동 이몽룡 씨 찾어갑니다. 알었지라우? 나 가요.” “이 얘, 이 얘, 이 얘, 게 있거라. 미안한 말이다만 한 말 더 물어보자.” “또 뭔 말이오? 얼른 말 허시오.” “너 가지고 가는 편지 잠깐 보여줄 수 없겠니?” “뭣이 어쩌니? 편지요?

천자뒤풀이 (자시으 생천) 모보경, 이상호

이리 한참 읽더니마는 춘향이가 또 눈에 어리어, “보고지고 보고지고 우리 춘향 보고지고. 추천 허던 그 맵씨를 어서어서 보고지고. 걸음 걷든 그 태도를 어서어서 보고지고. 보고지고 보고지고 보고지고.”

광한루 행차채비 (저 방자 분부 듣고)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숙종대왕 즉위 초에 서울 삼청동 사는 이씨 양반 한 분이 계시는디 명문거족이요, 세대 잠영지족이요, 국가의 충신지 후예라. 돈령 참봉 출륙시켜 과천 현감 임실 군수 두어 도목 지낸 후 남원부사로 제수하시니, 도임한 지 이삼삭에 선치하사 거리 거리 선정비요, 곳곳마다 칭송이었다.그 사또 자제 도련님 한 분이 계시는디, 연광은 십 육세요 용몽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