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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령의 상사병 (도련님 그 시부터) 모보경, 이상호

[자진모리] 도련님 시부터 구경에도 뜻이 없고 글짓기도 생각 없어 무엇을 잃은 듯이 섭섭히 돌아와, 동헌에 잠깐 다녀 내아에 뵈온 후 책방으로 돌아와서 옷을 모두 벗어 걸고 침금에 비껴 누니, 몸은 광한루 앉은 듯 눈은 선연히 춘향을 대하는 듯 눈 감으면 곁에 있고 눈만 뜨면 간 곳 없네.

이 도령의 달램(도련님이 이 말 듣고) 모보경, 이상호

[중모리] 도련님이 말 듣고 말 아래 급히 내려 우루루루루루루루 뛰어 들어가 춘향의 목을 안고, “춘향아, 네가 이것이 웬일이냐? 네가 천연히 집에 앉어 날 더러 잘가라고 말을 허여도 장부 간장이 다 녹는디, 삼도 네거리 쩍 벌어진데서 네가 울음이 웬일이냐?” 춘향이 기가 맥혀, “아이고 도련님, 참으로 가시오 그려. 못 허지, 못 가지요.

도련님 듣주시오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 여짜오되, [단중모리] “도련님 듣주시오 천한가의 생긴 몸이 뜻이 어이 높사리까마는 열불경 이부절을 본받고저 뜻이온디, 도련님 야유정을 박대치 못허여 화답은 허였사오나 도련님은 귀공자요, 춘향 나는 천인이라. 도련님 호협하야 춘절 나비 꽃 본 듯이 잠깐 보고 버리시면 청춘 백발 두 목숨이 사생이 가련허니 종당 신세를 어쩌시려오?”

이도령의 작별인사 (도련님 하릴없이 방자으게 붙들리어) ~ 달만큼 보이다가 (저 방자 미워라고)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방자 보다 답답허여, “도련님 어쩔라고 이러시오? 점잖허신 도련님이 이별을 허실라면, ‘춘향아 잘 있거라’, ‘도련님 잘 가시오’ 아 단 두 마디만 히도 속이 천지 우랑의 장마 물속인디 이게 벌써 며칠이요. 바로 명춘에 가신다 히도 떠나실 때는 항상 이러실테니 인자 그만 가십시다. 향단아! 너그 애기씨 조깨 붙들어라.”

임 그리는 춘향이 (하루가고) 모보경, 이상호

도련님 계실제는 밤이 짤루어 한일러니, 도련님 떠나시든 날부터 밤도 질어서 원수로구나. 도련님 계실 적으 바느질을 허노라면, 도련님은 책상 놓고 소학 대학 예기 춘추 모시 상서 백두시를 역력히 외어가다, 나를 흘끗 돌아보고 와락 뛰어 달려들어 내으 허리 부여 안고, ‘얼씨구나 내 사랑이지’ 허든 일도 생각이오.

한양서 만나자는 춘향이 (건장헌 두패쪼군)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속 모르면 말 말라니 속이 울 속이오, 말 속이오? 답답허니 말씀 좀 허시오.” “네가 하 물으니 말이지, 사또께서 동부승지 당상하야 내직으로 올라가신단다.” 춘향이 반겨 허며, “아이고, 그럼 댁에는 경사 나겼소 그려. 내 평생 원일러니 이젠 한양 가겄구나. 도련님 너무 좋아 우시오?

이몽룡, 춘향집을 찾아간다 (이윽고 퇴령소리) 모보경, 이상호

자식아, 철 모르는 소리 하지 말고 게 앉아서 자세히 좀 보아라.” “아이고, 내가 못 살겄소. 가서 엿 좀 보고 올라요.” 방자 충충 다녀오더니, “도련님! 다 틀렸소.” “어찌 되었더냐?”

이도령의 심사 (가벼야이)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 얘, 방자야.” 방자 눈치 빠른 놈이라 도련님이 춘향 보고 벌써 넋 나간 줄 알었지. “예.” “저 건너 화림 중의 울긋불긋 오락가락 하는 것이 사람이냐, 신선이냐?”

광한루 행차채비 (저 방자 분부 듣고) 모보경, 이상호

사또 자제 도련님 한 분이 계시는디, 연광은 십 육세요 용몽을 얻어 낳은 고로 이름을 꿈몽자 용룡자 몽룡이라 지었것다. 부친 따라 고을에 내려와 책실에서 공부할 제, 때마침 단오일이요 일기 화창하니 방자 불러 남원 경치를 물으시겄다. “ 얘 방자야” “예이” “너희 고을에 볼만한 승지있느냐?”

방자의 왼갖 생각 (춘향의 집얼 건너가며) 모보경, 이상호

도련님 처분이 정 그러시면 편지 써 주어 보시오. 되고 안 되기는 도련님 연분이옵고, 말 듣고 안 듣기는 춘향의 마음이옵고, 편지 전허고 안 전허기는 소인 놈 생각이오니, 편지 써 주어 보시오.” 도련님이 두 무릎을 단정히 꿇고 앉어 편지를 쓰것다. 방자 보더니, “도련님, 거 편히 앉어 쓰시오.” “네가 모르는 말이다.

오리정 이별 (도련님 하릴없이) ~ 술상 채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그때여 내행은 길을 뜨려고 내외가 분주헐 제, 도련님 아니 들어오니 방자 민망허여 춘향 집에 나와 보니 춘향과 도련님이 정신없이 울고 있는지라. 방자 어이없어, “도련님 어쩔라고 이러시오? 내행차는 오리정을 지내시고 사또께서는 도련님 찾어 야단나겼소. 어서 가십시다.”

그때여 향단이 모보경, 이상호

[중중모리] 그때여 향단이 요염 섬섬 옥지갑 봉선화를 따다가 도련님 얼른 보고 깜짝 반겨 나오면서, “도련님 인제 나오시오? 아씨가 기대리요. 전에는 오실라면 담 밑에 예리성과 문에 들면 기침 소리 오시는 줄 알겄더니, 오늘은 소녀를 놀래시려 가만가만히 나오시네.”

춘향 방치레 (방치레가 수수허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애기씨, 책방 도련님 나와겼소.” 춘향이 경불경 일어서니 향단이가 도련님을 모시고 방으로 들어가 상좌에 좌정허셨것다. 도련님이 춘향 방으 앉어 방안을 둘러보니, [중모리] 방치레가 수수허다. 정결한 간방의 영창으로 간을 막고 열선도를 붙였구나.

도련님, 이별 말이 웬말이오_ (분같은 얼굴은)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 말을 듣더니 얼굴이 푸르락 노르락 허여지며 사생결단을 허기로 드는디, [진양조] 분같은 얼굴은 저절로 숙여지고 구름같은 머리는 스사로 흩어지고 앵두같은 입술은 외꽃같이 노려지고 샛별같은 두 눈은 동 튼 듯이 뜨고 도련님만 무뚜뚜루미 바라보며 아무 말도 못허고 한숨만 후우, 얼굴이 방재 사색이로구나.

방자 영을 듣고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도련님 들으시고, “네 말을 들으니 사세가 그러하나 그는 경박자가 할 일이지 장부행사 그럴 리 있겠느냐. 네가 정히 나를 못 믿겠으면 불망기를 허여주마. 방자야” “예.” “너는 어서 들어가 안목이나 잘 살피고 내일 아침 사또님 기침하시기 전에 일찍 나오너라. 주인 마님 모르시게 살짝 나가.” “예.

춘향의 울음소리에 (내행차 나오려고) 모보경, 이상호

마두병방 좌우나졸 쌍교를 옹위하야 부운같이 나오는디, 뒤를 바라보니 그때여 이도령은 비룡같은 노새 등으 두렷이 올라 앉어 재상 만난 사람 모냥으로 훌쩍 훌쩍 울며 나오는디, 동림숲을 당도허니 춘향의 울음 소리가 귀에 언뜻 들리거날, “ 얘 방자야, 울음이 웬 울음 소리냐?” “도련님 귀도 밝소. 울음은 웬 울음소리가 나요?”

꿈아 꿈아 무정헌 꿈아 (비 맞은 제비같이) 모보경, 이상호

도련님 만나기를 꿈 속으서 만났는가, 이별이 꿈인거나? 꿈이거던 깨워주고 생시거든 임을 보세.” 벼개 우으 엎드리어, 모친이 알까 걱정이 되야 크게 우든 못허고 속으로 느껴주어, “아이고, 언제 볼꼬? 우리 도련님이 어디만큼 가겼는고? 어디 가다가 주무시는가? 날 생각고 울음을 우는거나? 진지를 잡수었는가? 앉었는가 누웠는가? 자는거나?

향단과 월매의 위로 (그 자리 버썩) 모보경, 이상호

[중모리] 자리 버썩 주저 앉어, “아이구, 허망허여. 가네 가네 허시더니 이제는 참 가고 여영 갔네. 내 신세를 어찌헐꼬. 집으로 가자허니 우리 도련님 안고 눕고 노던 디와 오르내려 신 벗든 디 생각나서 어이보리. 죽자허니 노친이 계시고 사자허니 고생이라, 죽도사도 못허는 신세를 어찌허면 좋단 말이냐.”

부끄러운 춘향이 (춘향 앞으로 들어가며) 모보경, 이상호

춘향모와 향단이는 건넌 방으로 건너가고 도련님과 춘향은 숫사람이요, 춘향모도 모르게 첫날밤이 되어 놓니 오래 이야기 할 수도 없고 도련님 급헌 마음 우선 다짜고짜가 으뜸이라. [단중모리] 춘향 앞으로 들어가며, “ 얘 춘향아, 이리 오너라. 이리 오너라, 밤이 깊다.”

네가 날 오기만 기대려라 (춘향이 여짜오되 어머니 우지말고) 모보경, 이상호

수 밖에 도리가 없네” 춘향이 말 듣더니 “아이고 어머니 도련님이 오직 답답허고 민망허여 저런 말씀을 허시겄소” [중모리] 춘향이 여짜오되, “어머니 우지 말고 건넌방으로 건너가오. 도련님 내일은 부득불 가신다니 밤새도록 말이나 허고 울음이나 실컷 울고 보낼라요.” 춘향 어모 기가 맥혀 “못허지야, 못허지야. 네 맘대로는 못허지야.

춘향모의 항변 (춘향 어머니 나온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그때여 춘향 모친은 초저녁 잠 실컷 자고 일어나 도련님 드릴라고 밤참 음식을 준비헐 제, 춘향 방에서 울음소리가 낭자허니, “아이고 저것들 또 사랑싸움 허는구나. 싸움이 길면 이별 허기가 쉽느니라. 내가 가서 싸움을 말려줘야지.” 춘향 모친이 싸움 말리러 나오는디, [중중모리] 춘향 어머니 나온다. 춘향 어머니 나와.

천자뒤풀이 (자시으 생천) 모보경, 이상호

편지 내어 향단이 주며, “너 속 알겄냐?” “ 속을 내가 어찌 안단 말이냐?” “아까 너그 애기씨허고 그네 뛰러 나왔지야?” “그렸다.” “광한루에 누가 있더냐?” “도련님허고 너허고 있더라.” “이것이 바로 속이다.” 향단이 깜짝 놀래어, “우리 마나님 아시면 큰일 난다. 어서 갖고 가거라.” “향단아.

춘향모 술상 차리는디 (강진향 교자반으) 모보경, 이상호

울어도 소용없고 한탄해도 쓸 데 없고 소 흥정이라고 물릴 수도 없고 다른 사람 같잖애 골 사또 자제라 허니 좋기사 좋다. 도련님이 나도 모르게 와겨서 오직 시장허셨겄냐. 오늘 밤에 일찍 오시라고 네 기별로 왕복히라. 향단아 애기씨가 간밤에 잠 못 자고 오직 속이 쓰리겄냐. 양 두근 받어다 집 내 드려라.”

춘향이 무색허여 모보경, 이상호

[중모리] 춘향이 무색허여 잡었든 손길을 시르르르르르 놓고 뒤로 물러 나앉으며 내색 섞어 허는 말이, “내 몰랐소, 내 몰랐소, 도련님 속 내 몰랐소. 도련님은 사대부댁 자제요, 춘향 나는 천인이라.

긴 사랑가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도련님 앞에 놓고, “졸지에 채리느라고 잡술 것은 없사오나 술이 경사 술이오니 우리 한 잔씩 먹읍시다.” “주주객반이라 허였으니 장모가 먼저 들게” 삼배씩 자신 후 어간 있는 춘향모라 자리보전허여 놓고 건넌방으로 건너갔것다.

해돋이 (해소식) 모보경, 이상호

“아 사람아, 우리 몽룡이 말이야.” “사또께서 몽룡이 말이면 저도 몽룡이 말이죠.” 이렇듯 자랑이 낭자헐 제, 그때여 향단이는 방자가 준 편지를 춘향에게 주니 춘향이 보고 깜짝 놀래어, “너 편지 어디서 갖고 왔냐?” “봉선화 따러 대문 밖에 나갔다가 방자가 주길래 받어 왔어요.” “ 편지 가져올 때 마나님 보셨느냐?”

방자문안 (소인 방자놈 문안이요) 모보경, 이상호

그리고 너 서울 가야 양반 안 계시다.” “계시고 안 계신 속을 당신이 어찌 아요?” “ 양반과 나는 동문 서학으로 매우 친한 분인데 이번에 어른하고 전라도 구경 차로 내려오다, 양반은 우도로 나는 좌도로 오는 길이다. 그러니 편지는 내가 전해주마. 양반과 내월 십오일에 남원서 만나기로 했으니 너는 내려가서 품삯이나 두둑히 받아라.”

춘향석방 (사정이 옥쇄를)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 말 듣더니 정신이 아찔허여, “아이고, 인자 죽는구나. 여보시오 사정 번수, 삼문 밖에나 옥문 밖에나 추포도복 헌 파립의 과객 하나 못 보았소?” “아, 사람아, 난리통에 우리 조부님도 몰라보게 되었는디 누구를 봐, 어서 나오소.” “아이고, 어디를 가겼는고?

춘향의 편지 내용 (백운홍수) 모보경, 이상호

얘! 저기 가는 놈아! 여봐라! 얘!” “당신이 날 불렀소?” “오냐 불렀다. 이리 좀 오너라” “뭣 헐라고 불렀소?” “너 어데 사느냐?” “아니 바쁘게 길 가는 사람 보고 말 물어 볼라고 불렀소? 별 사람 다 봤네. 나 남원 사요.” “남원 살아? 그래 어데를 가지?” “뭣 헐라고 묻소?” “내가 알 일이 있어 묻는다.”

자진 기생점고 (조운모우 양대선이) 모보경, 이상호

수많은 기생을 이대로 부르다가는 달 안에 끝 다 못나겠다. 자주자주 불러라.” 호장이 거슬렸어라고 한 장단에 둘씩 셋씩 막 주워 부르것다. “워라 워라 워라. 지금 들어온 기생은 얼굴도 못 봤고, 이름도 잘 못 들었다. 얼굴 알어 볼 만큼 불러라.”

애부라니 당치 않소 (춘향이 여짜오되) 모보경, 이상호

네가 서방을 위하여 수절한다지? 그것 참 가소로운 일이다. 양반 가신 후 너 같은 미색을 그냥 두었을 리 있겠느냐? 응당 애부가 있을테니 관속이냐 건달이냐? 어려이 생각말고 바른대로 말해라.”

향단의 변명 (하나는 남중문장재사요) 모보경, 이상호

간밤에 애기씨와 제가 바느질을 허는디 책방도련님이 나와겨서 애기씨와 말씀허시기에 저는 제 방으로 왔사오니 뒷 일은 어찌되었는지 몰라요.” 춘향모 깜짝 놀래어 “아이고, 일은 당했구나, 당했어. 이년아, 도련님이 무단히 오셨을까. 네 년이 중간에서 노랑수건 노릇을 힛지.”

사또님 듣주시오 모보경, 이상호

얼굴이 옥 같은데 마음마저 일색이로다. 네 마음은 기특하나 이도령 어린 아이 본 댁에 올라가 귀가댁에 장가들고 대과급제 허거드면 천리탸향 잠시 장난 네 생각 하겠느냐? 네 또한 고서를 읽었다 하니 사기로 이르리라. 옛날에 예양이는 재초부의 수절이라. 너도 나를 위하여 수절하면 예양과 일반이니 의복 단장 곱게허고 오늘부터 수청 들어라.”

여러 기생들의 말 (여러 기생들이 들어온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사또 들으시고, “ 년의 본바탕이 모두 독물의 딸년이로구나. 저 년 속히 몰아내라.” 춘향모 등 밀려 나온 후, 교방청 여러 기생들이 춘향이가 죽었단 말을 듣고 들어가는디, [중중모리] 여러 기생들이 들어온다. 여러 기생들이 들어온다. 행수 기생이 들어오며, “여보소 사람들아, 죽었다네 죽었어.” “죽다니 누가 죽어요?”

춘향의 집 (저 건너) 모보경, 이상호

“하 자식아, 저 건너 어디란 말이냐.” “아직 멀었소. 저 건너 봉황대 밑에 양류교변 편벽헌디라. 다리 건너 큰 대문이요. 앞의 연당 있고 연당 가의 버들 섰고 들죽 측백 전나무는 휘휘 칭칭 얼크러지고, 벽오동 성근 가지 단장 밖으로 쑥 솟아있고, 동편에는 죽림이요, 서편에는 송정이라.

춘향의 꿈 (책상의 촛불을 돋우켜고)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글 지어 읊은 후 다시 일어 배회헐 제, 그때여 춘향이는 도련님을 만날라고 전일 초나흗날 밤에 몽사 하나를 얻것다. [단중모리] 책상의 촛불을 돋우 켜고 열녀전을 외어가다 홀연히 잠 오거날 서안을 의지허고 잠깐 조으더니, 비몽사몽간의 춘향 몸이 공중으로 날리어 바람을 어거허고 구름을 헤쳐가다 한 곳을 당도허니 주궁패궐은 보던바 처음이라.

어사또와 옥중 춘향의 상봉 (춘향이가 나오는디)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 말 듣더니 어안이 벙벙 흉중이 콱 맥혀 한참 말을 못 허더니, 옥문 틈으로 손을 내어 빈손만 내두르며, “서방님이 오시다니, 나의 손에 잡혀주오.” 어사또 목이 메어 춘향 손을 부여잡더니 눈물이 듣거니 맺거니, “네가 이것이 웬일이냐? 부드럽고 곱든 손길이 피골이 상연쿠나.” “나는 이게 내 죄요만은, 서방님은 웬일이요?”

난향이 춘향을 달랜다 (적적한 심야간으) 모보경, 이상호

녹음방초 좋은 때에 임을 새로 만나 천만교태 노닐 적에, 구정은 물러가고 신정이 미흡허면 아니 좋을쏘냐? 내 오늘 마침 동헌에 들어가니, 사또께서 공사 없이 홀로 앉어 벼르기를 너를 이제 불러들여 굳이 허락을 아니허면 아주 박살 헌다기에 내 듣기 민망허여 이제 와서 허는 말이니, 마음을 강작허여 나와 같이 들어가자.”

교명오작선인교요 모보경, 이상호

얘 방자야, 이런 좋은 경치에 술이 없어 무미허구나. 술상 이리 가져오너라.” 방자 술상 갖다놓고 술 부어 올리니 삼배 자신 후 취흥이 도도하야 글 한 수를 지었으되 춘향 상봉할 글을 지었것다. [시창] 교명오작선인교요, 누호광한옥경누를. 차문전생수직녀오, 지응금일아견우를.

농부가 1 ~ 농부가 2 모보경, 이상호

여보시오 농부네들, 내 말을 들어보소. 어화 농부들 말 들어보소. 천리건곤 태평시에 도덕 높은 우리 성군, 강구미복 동요 듣든 요 임군 성덕이라. 어이여어 어허여루 상사뒤여. 어럴럴럴럴 상사뒤여. 여보시오 농부네들, 내 말을 들어보소. 어화 농부들 말 들어요.

어사또와 춘향모의 상봉 (허허 저 걸인아) 모보경, 이상호

저런 형상에 내가 모양을 하고 들어갔다가는 저 늙은이 성질에 큰 괴변이 날터이니 잠시 속일 수 밖에 없지. 이리 오너라. 이리 오너라. 게 아무도 없느냐?” 춘향모 울다 깜짝 놀래어, “향단아! 너그 애기씨가 죽게가 되니 성주 지신이 발동을 허였는지, 어느 놈이 술 담뿍 먹고와서 오뉴월 장마통에 토담 무너지는 소리 허는구나.

어사출두 모보경, 이상호

운봉이 깜짝 놀래어, “허허, 냥반 왜 이러시오?” “저기 저 본관 상에 놓인 갈비 한 대 먹게 해주오.” 운봉이 통인을 불러, “네 저 상의 갈비 갖다 어른께 올려라.” 어사또 다시 부채꼭지로 운봉 옆구리를 콱 찌르니 운봉이 깜짝 놀래, “아니 여보시오, 손은 놔두고 말씀만 허시오.”

월매의 한탄 (춘향 모친 전후사를 생각허니)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춘향모 들어보니 일이 그럴듯도 허여, “ 년아 듣기 싫다. 애기씬가 뭣인가나 깨 오니라. 어찌된 사연이나 들어보자.”

춘향이 사또전에 불려간다 (행수기생이 나간다)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대문에 이리 했다고 허나 그랬을 리가 있으리요. 춘향같은 열녀가 죽으면 영 죽었지, 사령에게 사정할 리도 없으려니와, 사또가 춘향에게 혹헌 마음 사령을 보내어 잡아오라 했을 리가 있으리오. 춘향모를 시켜 아무리 달래여도 영영 안 들으니 교방청 여러 기생들을 불러 놓고 분부 허시되, “너희 중에 누가 춘향을 불러 오겠느냐?”

생신잔치 준비 (이튿날 평명후으) ~ 동헌풍경(본관사또주인이라) ~ 어사또의봉변(고인불러삼현치고) ~ 운봉이 안다(운봉이 무변으) 모보경, 이상호

춘향모 말 듣더니, “자네 누구땜시 말 못 허는가? 나 있다고 말 못 허는가?” “향단아, 마나님 모시고 어서 집으로 돌아가거라.” “서방님, 마나님 허신 말씀 곡해 마시고 집으로 가사이다.” “그런 게 아니다. 나는 볼 일이 있어 같이 못 가니 내일 아침이나 잘 지어 놓아라.”

집장사령의 거동 ~ 십장가 ~ 집장사령과 구경꾼의 말 (엎졌든) 모보경, 이상호

년, 이제도 못 들을까?” [창조] “죽여도 못 허지요. 도마우에 오른 고기가 칼을 무서 허오리까? 죽이든지 살리던지 처분대로 허옵소서.” “네 저년 형틀 들여 올려매고 죽어도 좋다는 다짐 받어 올려라.” 형리가 다짐을 쓴 연후에 “춘향 다짐내에 사연 분부 모아라.

군로 사령이 나간다 모보경, 이상호

사또 말을 더 멋지게 듣고, “그러기에 저를 기특타 하지야. 나도 한 번 알면 사람같이 섬길테니 아니 기특한 일이냐? 그리고 에미 말 어찌 안듣겠느냐? 네가 잘 타일러 보아라.” 이렇듯 춘향모를 시켜 사오차 달래어도 죽기로써 영영 안들으니 사또 그제는 분을 내어, “ 년 괘씸한 년이지. 제가 수절? 춘향 바삐 잡어 들여라.”

옥중가 (천지삼겨) ~ 일야는 꿈을 비니 모보경, 이상호

뜻 정자를 내었거든 이별 별자를 없애거나, 두 글자 내든 사람은 날로 두고 준비헌가? 도련님이 떠나실 제 지어주고 가신 가사 거문고으 올려타니, 탈 제마다 한이 맺히어 눈물 먼저 떨어진다. 한창허니 가성열은 동창의 슬픔이요, 수다헌 몽불성은 정부사의 설움이라. 완악헌 게 목숨이요, 굳은 것이 간장이로구나.

몽중가 (아무덴 줄 바이몰라) 모보경, 이상호

춘향이 말 듣고 궤자하여 여짜오되, “첩이 비록 무식허오나 고서를 일찍 보오니 부인의 높은 명망 왼 천하의 낭자키로, 어찌허여 속히 죽어 존안을 앙대헐고 주야으 불망 허였더니, 오늘날 황능묘으 뵈오니 이제 죽어 한이 없느니다.” 부인이 이른 말씀, “네가 우리를 안다허니 나의 설음을 네 들어라.

광한루 풍경 (동편을 가리키며) 모보경, 이상호

[아니리] 광한루 당도하야 나귀 내려 풀 뜯기고, 도련님은 누각 우에 올라서 사면 경치를 둘러보시더니, “ 얘 방자야, 처음 보는 곳이라 어데가 어데인 줄 모르겠구나. 네가 좀 일러라.” 방자 팔을 들어 역력히 고하는디, [진양조] 동편을 가르치며, “저 건너 보이는 산은 지리산 내맥인디 신선 내려 노든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