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떠나는 저녁

이지상

앞 못보는 아들을 둔 늙은 어미가
부처님이 가장 잘 보이는 곳에다가
등을 걸어 달라고 돈 몇 천원 스
님 손에 쥐어주며
간절히 부탁하는 모습을
초파일날 조계사 앞을 지나가던
맹인 수녀가 빙그레 웃으며 바라보다
가슴에 따뜻한 촛불 하나 밝히고
길 떠나는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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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둥 길 떠나는 그대여  
녹우 길 떠나는 날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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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우 김성호 길 떠나는 날에는  
이지상 철길  
저녁 언제나 어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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