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잃고 나서 난 너를 사랑했던 날
마주할 수 있던 어느 한 여름 밤
사랑의 소중함을 이별의 괴로움을
느꼈던 나의 스무 살
내 인생에서 가장 비참한
순간에 널 만났지
너와 함께한 시간들이
꿈보다 꿈같았지
지난 몇 년간 넌 내 삶의 전부였고
도도한 척 삐진 척하다
내 품에서 잠들었어
그러던 니가 집을 나갔어
벌써 사흘짼데 소식이 없어
오늘은 비가 와
평소 때 물을 너무 싫어해서
목욕할 때마다
날 얼마나 할퀴어 댔는지
그게 왜 그리운지
그만큼 민감한 아이인데
지금 혼자서 얼마나 무서울까
신도 참 무심하시지
구름 좀 안 울게 달래 주시지
이리도 많은 비가 내리는 날이면
창밖을 보고서
하루 종일 울었었는데
무섭다며 안아달라 했는데
그 행복했던 일상이
왜 지금은 추억이 됐는지
비는 잘 피하고 있을런지
혼자 외롭진 않을런지
입이 고급이라서
쓰레기통도 안 뒤질 텐데
뭐라도 먹고 있기는 할런지
춥지는 않을런지
사람 말이라도 가르칠 걸
이름 목걸이라도 아 걸어줄 걸
집 밖에 나가질 않길래
그저 안심만 했었는데
내 실수였구나
아기와 다름없는 그녀였는데
이 행복에 이 삶에 너무나
익숙해져 살아왔구나
소중한 걸 지킨다는 건
사실 사소한 관심인데
나는 너무 익숙한
내 일상에 이기적이었구나
딩동 아 누구세요
냐옹 어 어
지나갔던 아팠었던 사랑
이제 사라져버린 추억이
창문에 비를 내리며
내게 서서히 다가왔죠
내 곁으로 돌아와 준다면
널 위해 모든 걸 줄 텐데
떠나버린 널 잡을 수 없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미안해 오빠 그냥 나비 같은 게
날아가서 따라 나갔었는데
길을 잃었어
이제 떠나지 않을게 옆에 있을게
미안해 오빠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