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우리가
詩.원태연
낭송:이병헌
때로는 우리가 불행한 운명을 타고 났으면 합니다.
모자랄 것 없는 그대 곁에서
너무도 작아보이는 나이기에
함부로 내 사랑이 되길 원할 수 없었고
너무도 멀리 있는 느낌이 들었기에
한 걸음 다가서려 할 때
두 걸음 망설여야 했습니다.
때로는 내가 그대와 동성이길 바라곤 합니다.
사랑의 시간이 지나간 후
친구도 어려운 이성보다는
가끔은 힘들겠지만 그대의 사랑 얘기 들어가며
영원히 지켜 봐 줄 수 있는
부담없는 동성이길 바라곤 합니다.
때로는 우리가 원수진 인연였으면 합니다.
서로가 잘 되는 꼴을 보고 헐 뜯고 싸워가며
재수 없는 날이나 한 번 마주친 인연였으면
생살 찢어지는 그리움보다는
차라리 나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