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 씨, 몸은 어때요?
나는 잘 지내요.
내 걱정은 마세요.
동주 씨, 동주 씨가 시인임을
절대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계속 시를 쓰세요."
"아니요. 제가 이 곳에서
시를 쓴다고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그렇지 않아요.
동주 씨의 시로 많은 사람이
위로받고 있어요.
그러니 계속 시를 쓰세요."
"미안해요.."
"면회시간 다 지났다.
이제 그만 나와!"
"동주 씨, 제발 포기하지 마세요!
동주 씨, 시를 꼭!
시를 꼭 들려주세요!"
"나오라고!"
"그 손 놔! 그 손 놔! 안 돼!"
"동주 씨, 동주 씨...!"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동주야, 그곳에서는
잘 지내니? 보고 싶다.")
광막한 황야에 달리는 인생아
너의 가는 곳 그 어데이냐
쓸쓸한 세상 험악한 고해에
너의 무엇을 찾으러 가느냐
눈물로 된 이 세상이
나 죽으면 그만일까
행복 찾는 인생들아
너 찾는 것 설움
("동주야, 시를 읊어봐라.
시는 창피한 게 아니야.
절대 시를 부끄러워하지 마!)
(동주야, 멋진 시 한 수 읊어봐라.
동주야.. 동주야..!
진짜 듣고 싶다. 너의 시!")
웃는 저 꽃과 우는 저 새들이
그 운명이 모두 다 같구나
세상의 것은 너에게 허무니
너 죽은 후에
모두 다 모두 다 모두 다
이 세상에 없도다
없도다
눈물로 된 이 세상이
나 죽으면
그만일까 그 운명이
모두 다 같구나
(눈물로 된 이 세상이
나 죽으면)
(그만일까 그 운명이
모두 다 같구나)
나는 무엇을 나는 무엇을
그 무엇을 찾으려 하는가
삶에 열중한 가련한 인생아
너는 칼 위에 춤추는 자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