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 사상 가장 혁신적인 데뷔작으로 평가되는 이 앨범이 발표되었을 당시 이는 하나의 ‘혁명’이었다.
사운드에서의 강렬함과 서정성, 신비로움을 담고 있는 각 곡들의 탄탄한 구성, 그리고 초현실적이고
시적인 가사는 앨범을 프로그레시브 록 최고의 걸작으로 자리하게 한다. 록의 공격성은 물론 클래식의
교향악적인 구성과 재즈적인 즉흥성과 아방가르드의 몽롱한 색채까지 다양한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는
로버트 프립의 기타 연주와 전체적인 앨범의 짜임새는 한 마디로 ‘완벽’하다고 할 수 있다. 마이클 자일스의
절제된 드러밍과 모든 곡들에 사용된 이언 맥도널드의 몽환적인 멜로트론 연주는 이후 수많은
프로그레시브 록 그룹들에 의해 반복되는 스타일의 전형을 이루며, 그렉 레이크의 깊고도 풍부한 보컬은
이들의 환상에 가장 적절한 음색으로 자리한다. 더없이 강력한 사운드를 담은 ‘
21st Century Schizoid Man’과 서정적이고 신비로운 ‘I Talk To The Wind’, 아름다운 명곡 ‘Epitaph’와
꿈과 환상을 표현한 정적인 ‘Moonchild’, 그리고 멜로트론 사운드가 폭포처럼 쏟아져 내리는
‘The Court Of The Crimson King’ 등, 모든 곡들이 말할 수 없이 뛰어나다. 밴드의 모든 것을 지휘하고
그려내는 로버트 프립의 천재성은 이 앨범을 통해 이미 그 극점에 올라 있음을 알 수 있다. 앨범은 영국 차트
5위와 미국 차트 28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