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대교 위론 바다 갈매기가 날고
철로 위론 전철이 지나가고
강물 위로, 고요한 그 수면 위로
유람선이 휘, 지나가고
강변도로 질주하는 자동차들
가파른 강둑 풀을 뽑는 할머니, 할아버지들
압구정은 어디, 압구정은 어디
한명회가 놀던 그 정자는 거기 없고 푸드득,
비둘기 떼 흐린 하늘 낮게 날면
지난 여름 장마에 흙탕물을 뒤집어쓴
미류나무 한 그루 여기 강 건너 바라보고
압구정은 어디, 압구정은 어디
해가 서강쪽으로 기울어지면 갈테야
바람이 강물을 거슬러 오르면, 바람이 불면
황혼에 번쩍거리는 물결 밟고 갈테야
영세민 취로사업 우북한 풀무더기 남겨두고
붉은 노을 속으로 그이들이 돌아가면
강은 여전히 흐르고, 낮은 교각 아래 어둑하게
남서울 하늘 이제 부옇게 밝아오고
압구정은 어디, 그 정자는 어디
저 호사한 거리, 그 불빛들 사이 어디
강엔 어둠 깃들어 오고, 저 불빛 더욱 밝아오고
강은 어둠 속에 묻히고, 저 불빛 더욱 흐드러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