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조 - 이난영
능라적삼 옷깃을 여미고 여미면서
구슬 같은 눈물방울 소매를 적실 때
장부의 철석간장이 녹고 또 녹아도
한양 가는 청노새 발걸음이 바쁘다
간주중
금의환향 하실 날 바라고 바라면서
송죽매란 사군자로 수놓아 드릴 때
낭자의 일편단심을 참고 또 참아도
해 떨어진 석양길에 솔바람이 차구나
간주중
님이 주신 옥지환 만지고 만지면서
삼단 같은 검은 머리 거울에 비낄 때
님 가신 천리원정이 멀고 또 멀어도
야월삼경 깊은 밤에 오동잎만 날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