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에 곱게 물든 수 많은 별 가운데 하나로
잠든 친구 수희와 군인아저씨가 된 형석이에게
어떤 말부터 또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지금쯤 수희는 하늘나라에서 형석이는 화약냄새
가득한 휴전선에서 우리를 보고 있겠지
누군가를 떠나보낸다는 것과 또 누군가가 남겨진다는건
우리네 인생살이에 피할 수 없는 생리이겠지만
매번 이별을 맞이할 때 마다
그 아픔과 고통이 더욱 깊어가는 건 왜일까
언제나 두 눈을 감으면 너희들과 함께 불렀던
아름다운 노래들이 들려올 것 만 같은데
막상 눈을 떠 보면 사라지곤 해
그 아무것도 그리움의 깊이를 대신할 순 없어
어떤 사람을 떠나보낸 후에야
그 사람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는 말이있지
정작 너희들이 떠난 후에야
그 소중함의 의미를 알게 된 우리
또 미련한 우리를 용서해 주겠니?
이제 열심히 노래할께
비록 몸은 서로 다른 곳에 있지만
마음은 언제나 함께 있는 거야
무대 어딘가에 서 있는 너희들의 모습이
이제야 서서히 보이는 것 같다
여기 함께 있는 우리 모두에게 말이야
살아 숨쉬는 것만으로 감사함을 느끼며
94년 9월의 어느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