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둑해져 오는 저 먼 곳과
붉게 물든 유리창을
바라보던 그 매일 저녁을
함께해 준 너의 향기
알 수 없는 먼지가 흩어질 때
떠오르는 너의 얼굴
하루하루 더 늘어만 가던
현관앞의 편지들과
매일 아침 커튼을 젖히며
눈에 담은 너의 풍경
잊고있던 계단을 올라설 때
모여드는 너의 조각
이제야 시작되는
나의 마지막 여행은
닿는 곳 마다 두렵지만
내게 남은 건
까맣게 녹슨 동전과
커다란 낡은 베낭과
조그만 헤드폰과
베낭속에 구겨진
섬을 그려놓은 지도
어느 먼 곳에
꿈꾸던 지평선과
뜨거운 오아시스와
사막의 모래탑이
너의 신기루 대신
날 반겨 줄 수 있을까
꿈 일기 바다 여행 꿈 바다
하얀 꿈 속
너의 손짓
둘만의 여행
나를 데려가
까맣게 녹슨 동전과
커다란 낡은 베낭과
조그만 헤드폰과
베낭속에 구겨진
섬을 그려놓은 지도
또 다른 곳에
꿈꾸던 지평선과
뜨거운 오아시스와
사막의 모래탑이
너의 신기루 대신
날 반겨 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