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궁가

용왕이 병들어 탄식하는 대목

1) 수궁가 중 초입 및 용왕이 병들어 탄식하는 대목

창 : 박동진   고수 : 김청만

<아니리>
갑신년중 해월에 남해 광리왕이 영덕전이라는 궁궐을 새로 짓고 삼해 용왕을 청하여 군신빈객이 여러날 잔치를 벌였다. 그런데 용왕이 술을 어떻게 퍼 먹었는지 이 용왕이 병이 딱 들었어 아무리 약을 써도 백약이 무효요 하릴없이 죽게 되니 용왕이 우는데
<진양조>
탑상을 탕탕 뚜다리며 용왕이 울음 울적 천무열풍 좋은 시절 해불양파 태평한데 용왕의 기구로되 괴이한 병이 들어 수정궁의 높은 집에 벗없이 혼자 앉아 아무리 울어본들 거기 뉘가 살려 줄거나 의약만세 신농씨며 화타 편작 노월이며 그러한 수단을 만났드라면 나를 구할련마는 이제는 하릴없이 이 모양으로 죽게 되니 복이 없어 이러는가 천명이 그뿐이냐 웅장한 소리를 내어서 수궁이 진동케 울음운다.
<아니리>
이렇듯 설리 울어노니 어찌 하늘이 무심하랴
<엇모리>
허연 허공이 허연허공이 궁전을 뒤덮고 폭풍세우가 사면으로 두르더니 선의 도사 학창의를 떨쳐입고 백운선 손에 들고 하늘에서 내려오더니 재배이진왈 “약수 삼천리에 해당화 구경과 백운 요지연에 천년벽도를 얻으려고 가옵더니만 과행풍편에 듣자오니 대황의 병세가 만만위중 타기로 뵈옵고저 왔소이다” 용왕이 반겨하여 용왕이 반겨하여
<아니리>
원하건대 도사는 나의 병에 대하여 특효지약을 가르쳐 주옵서소 용왕이 이렇듯 사정을 하니 도사가 용왕의 맥을 짚는데 용왕이 어찌 맥이 있으랴 마는 장차 소리를 하잔게로 이렇게 맥이 나오던 것이었다
<자진모리>
심수 장화요 간담은 목이요 폐 대장은 금이요 신방광수요 비위난토라 간맥이 태과하야 목극토 하였으니 비위가 상하고 담심이 급하오니 폐 대장 수중이라 간담성이 부진하니 방서에 일렀으되 비내일신 지조종이오 담은 내일신지표범이라 심정즉 만병이 식하고 심경즉 만병이 생이라 심성은 화상하면 무슨병이 아날까 당기를 잡수시오 오로칠상이 급하오니 보중탕을 잡수시오 숙지황주초 닷돈이오 산사육천문동세신 육종용맹 문동택사 각 한돈 감초 칠푼 생강 세쪽 수진반봉용이 십여첩 썼지마는 소무동정 하느니라
용왕이 하는 말이 내가 배가 아파 죽겠소이다 그러면 기갑 백출탕을 잡수시오 신농씨 백초약을 갖가지로 모두 끓여 먹다가는 지려서 죽을테라 작두에다가 모두다 썰어서 말 소죽 같이 고아 먹을 밖에 없소 인삼은 미감허니 대보 원기하고 지갈생진하면 조용양이로다 감초는 감은허니 구직은 온중화 하며 정시화로구나 정시환 소화반 팔미환 육미환 경옥고 금전적고약 백고약 적봉룡 숙봉룡 흑봉룡 대황망초 계리반하 건귀휘양 생각이면 가미육군자탕이면 청소육화라 이원 익기탕 청풍보온탕 갈근탕 도인탕 울금탕 쌍화탕 십전대보탕 이귀승양탕 청주탕 백주탕 인삼 패독산 도시형소산 내소산 생맥산 방풍통승산 오매환사청환 부익환 배주 흰개똥물가지 일흔 아홉동이를 먹여도 그저 죽겠네 사약으로 써버리라 지렁이 궁벵이 우렁탕 금사죽 무가산 황금탕 오줌찌게 월경수 땅강아지 거머리 죽제비 꺼정 오소리 기름 너구리 쓸개 빈대 콩알이며 벼룩의 낯짝 모두 써 보아도 암만해도 뻗것네
<중모리>
도사가 용왕의 맥을 짚고 탄식하여 하는 말이 간맥이 경동하고 비위맥이 상하기는 복중에서든 병이오 수족이 무량하고 두 눈이 어둡기는 음양으로 난 병이라 음해 화동에다 황달을 겸하였으니 진쇠상간에 천년 토끼간이 아니면 신사유언 누른황 쇠암천 돌아갈귀 하시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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