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리)
이러고 들어가거던 놀보 기집이라도 후해서 전곡간에 주었으면 좋으련만 놀보 기집은 놀보보다 심술보 하나가 더 있것다. 밥 푸던 주걱 자루를 들고 중문에 딱 붙어 섰다가
“여보. 아주벰이고 도마뱀이고 세상이 다 귀찮허요. 언제 전곡을 갖다 맡겼던가, 아나 밥 아나 돈 아나 쌀.”
하고 뺨을 때려놓니 형님한테 맞던 것은 여반장이요 형수씨한테 뺨을 맞아놓니 하늘이 빙빙 돌고 땅 툭 꺼지난듯.
(진양)
여보 형수씨 여보 여보 아주머니, 형수가 시아재 뺨치는 법은 고금천지 어디가 보았오. 나를 이리 치지 말고 살지 중치 능지하여 아주 박살 죽여주오. 아이구 하나님 박흥보를 벼락을 때려주면 염라국을 들어가서 부모님을 뵈옵는 날은 세세원정을 아뢰련마는 어이하여 못 죽는거나. 매운 것 먹은 사람처럼 훅후불며 저의 집으로 건너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