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이, 이도령 업고 노는데

은희진

아니리
나 그것도 안 될라요 이 애 그것 저것 다 그만두고 사랑도 품앗이라 내가 너를 업고 놀았으니 너도 날 좀업어야지 아이구 도련님 무거워서 제가 어떻게 업어요 내가 언제 나 업듯 하란게 아니라 니 어깨 위에다가 내 두 팔만 떡 얹어놓고 너 다니는 데로 징검징검 따라다니면 아 그 아니 좋겠느냐 춘향이가 졸리다 못 견뎌 도련님 업고 나난디 잔뜩 부끄러워 발 한 발짝 못 옮기고 선 자리 꼭 서서 내 서방이라고 하기도 부끄러워 방짜는 떼 놓고 내짜 서짜만 가지고 놀든 것이였다

중중모리
둥둥 내 서 어허둥둥 내 서 둥둥둥둥 어허둥둥 내 서 도련님을 업고 보니 좋을 호자가 절로나 부용작약의 해당화 탐화봉접이 좋을 호 소상동정 칠백리일생 보아도 좋을 호 단신구고 제일봉에 봉과 황이 좋을 호 동방화촉 깊은 밤 삼생가약이 좋을 호로다 둥둥둥둥 어둥둥둥 내서 도련님이 좋아라고 이 애 춘향아 말 들어라 너와 나와 단둘이 있는디 무엇이 부끄럽단 말이냐 방짜 마저 넣으려무나 춘향도 그제는 파겁이 되어 둥둥 내 서방 어허둥둥 내 서방 이리 보아도 내 낭군 저리 보아도 내 서방 내 낭군이지 내 서방이지요 도련님이 좋아라고 대답을 백번 천번 하는듸 그저 와야 와야 와야 어허둥둥 내 사랑이로구나 어둥둥둥 내 딸이야

아니리
에구머니나 도련님도 아니 삼강오륜을 잊으셨오 딸이란 말씀이 웬 말씀이요 내가 삼강오륜을 잊다니 잊었나 안 잊었나 내 이를게 한번 들어보려나

자진모리
삼강오륜을 들어라 삼강이라 하는 것은 서울에 한강이요 평양에 대동강 공주금강이 세 강이니 이것이 삼강이요 오륜이라 허는 것은 서울 벼슬에 한성판윤 좌윤 우윤 평안도 경주부윤 이것이 오륜이니 내 어찌 잊었으랴 내 딸 되기가 원통하면 오늘부터 내가 너의 수양 아들이라도 되어주마

아니리
아니 참 그게 아니오라 삼강에 부위부강과 오륜에 부부유별 그것 말씀이요 애 오상에는 부창부수라 허였으니 서방님 하자는 대로 아니허면 강상을 어김이라 허였느리마는 이것저것 다 고만두고 이 모두가 너와 나와 저에 넘쳐서 하는 말이니 우리 정짜 노래나 한번 불러보자

중중모리
정자 노래를 들어라 정자 노래를 들어라 담담장강수 유유원객정 하교불상송 허니 강수원함정 송군남포 불승정 해남태수는 회우정 삼태육경의 백관조정 소지원정 주어 인정 음식투정에 복 없는 방정 일정실정 논지를 허면은 네 마음 일편단정 내 마음 원형리정 양인심정이 턱정타가 만일에 파정이 되거드면 복통절정에 걱정이 되니 진정으로 완성허자는 그 정짜 노래로구나 어둥둥둥둥둥둥 어둥둥둥 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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