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윈 달은 대리석 암상 위에 성스러운 빛을
가벼운 은빛 무늬의 치마처럼 쏟는다.
진주와 진주빛 가아제의
어떤처녀가 그 위에서 걷고 꿈꾸는듯.
어중간히 빛나는 날개의 용골로
갈대를 스치는 비단 같은 백조를 위해
달의 손이 새하얀 장미를 모았다 버리면
꽃잎은 물 위에 원을 그린다.
감미로운 사막이여, 대단한 고독이여,
은실로 장식한 달이 흔들어 논 물이
계속 수정의 메아리 셈 셀 때,
그 누구들 숙명의 하늘에서
번쩍거리는 밤의 매혹을 견디다 못해
병기처럼 순수한 외침을 내지르지 않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