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오라, 나의 사랑하는 사람아 가까이 오라
이제사 때는 가을이로다
서글프고 습기만 많은 가을이로다
허나 아직 단풍잎과
익을대로 익은 들장미 열매만은
키쓰인 양 그 빛깔 붉도다
가까이 오라, 나의 사랑하는 사람아 가까이 오라.
이제사 때는 가을이로다.
가까이 오라, 나의 사랑하는 사람아.
아무것도 없는 이제사 가을이로다.
외투 섶 여미고 그대 떨고 있으니,
아직 태양은 따뜻하고
가벼운 공기 속에 그대 마음인 양
안개는 우리의 울분을 흔들어 위로 하도다.
가까이 오라, 나의 사랑하는 사람아
이제사 때는 가을이로다
가까이 오라 나의 사랑하는 사람아.
가을 바람은 사람모양 흐느껴 우는 도다.
흩어진 검불 속에
딸기는 피로한 팔을 흐트러뜨렸으나
박달나무 수풀만은 그대로 푸르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