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기 어려운 시간도 이제는 지나고
나른한 향기가 코끝에 맴도는 계절이 온 듯해
자리에서 일어나 내 작은 방 창문을 가만히 열어
어느새 내 앞에 소리없이 다가온 봄빛이 들려와
화분을 내어놓고 추억을 하나씩 자르며
그동안 미안해 잘 돌봐 주지를 못해서
잊고있던 말들이 나도 모르게 흘러
누군가 볼까봐 파란하늘 햇살에 눈물을 말려보네
지금은 내 옆에 없어도 가끔씩은 돌아올 너를
봄날의 조용한 바람이 내 몸을 감싸준 오늘
계절의 흐름에 맡겨도 너에게 또 흘러가는데
희미한 아득한 기억을 안고서 또 흘러가는데
눈감고 추억들이 벚꽃잎 날리듯 흩뿌려져 내려
새하얌 머금고 시작된 분홍빛 세상이 펼쳐져
내 어깨를 감싸는 그 따뜻한 손길이 느껴질 땐
또다시 혼자로 남을까봐 말없이 그렇게 있어
지금은 내 옆에 없어도 가끔씩은 돌아올 너를
봄날의 조용한 바람이 내 몸을 감싸준 오늘
계절의 흐름에 맡겨도 너에게 또 흘러가는데
희미한 아득한 기억을 안고서 또 흘러가는데
버스를 타보려고 사람이 잘 없는 일요일 아침에
뒷좌석 두자리 가방을 너 대신 옆에다 두고서
기대고만 싶었던 그 어깨가 없는걸 혼자서 그래
이제는 괜찮아 잊어버려
눈부신 맑은 봄날 어리기만 해서 너만 보면
초록빛 투정을 부리던 그 때가 많이도 그리워져
햇살이 비추는 그 곳에
자전거 뒤 따뜻한 내 등에 널 안고 가던 그 곳에
지금은 내 옆에 없어도 가끔씩은 돌아올 너를
봄날의 조용한 바람이 내 몸을 감싸준 오늘
계절의 흐름에 맡겨도 너에게 또 흘러가는데
희미한 아득한 기억을 안고서 또 흘러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