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세상에 못 견뎌
술잔에 어깨를 누이고
그대 나즈막히 나를 불러세워
슬픈 눈망울 속에서
그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나를 아프게 하네요
*날개가 부러졌나봐요
더 이상 날아갈 수 없어요
핏빛 노을이 나를 부르네요
차라리 잘됐나 봐요
어둠에서 벗어났잖아요
그대 잘 지내요
그리 부드럽지 않은
그대 그 차가운 손길로
내게 보랏빛 더 큰 상처만
이미 도망갈 힘조차
그댈 밀쳐낼 힘조차
내겐 남아있지 않네요
*
사랑이 아니었나 봐요
사랑인줄 알았었는데
난 바본가 봐요
미안하다고 내게 남긴
사랑한다고 내게 남긴
꽃들도 의미가 없네요